팬도 감독도 “네탓”…박지성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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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8일 07시 00분


박지성. 스포츠동아DB
박지성. 스포츠동아DB
주장완장 차고 출전 불구 무기력
3부리그팀에 져 FA컵 16강 좌절
후반 교체때 팬들 지성에게 야유
감독도 이름까지 언급하며 비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퀸즈파크레인저스(QPR)가 리그1(3부 리그) 소속 팀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QPR은 27일(한국시간) 런던 로프터스로드에서 열린 2012∼2013 잉글랜드 FA컵 32강에서 MK돈스에 2-4로 졌다. MK돈스는 리그1에서도 7∼8위권 수준의 약체다. 이날 박지성(32)은 선발로 나서 67분간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팀 안팎의 비난을 받는 등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박지성의 굴욕 3종 세트

이날 경기에서 박지성은 굴욕 3종 세트를 경험했다. 오랜만에 주장 완장을 차고 출전했으나 기대에는 못 미쳤다. 움직임은 무거웠고, 동료들과 손발이 맞지 않았다. 무기력한 플레이에 비난을 받았다. 홈 팬들은 “쓸모없는 박지성(Useless Park)”이라며 힐책했고, 0-4로 뒤진 후반 22분 자모라와 교체될 때는 큰 야유를 보냈다. 이날 QPR의 유일한 교체 장면이었다. 중도 교체와 홈 팬들의 비난은 굴욕 이중주.

경기 후에는 QPR 해리 레드냅 감독이 분노에 찬 일성을 퍼부었다. “우린 잉글랜드 대표팀 골키퍼 그린, 맨유 출신 박지성과 파비우, 레알 마드리드에서 뛴 그라네로가 있었다. 주변에서 좋은 선수라 평가하는 이들은 본인이 원하던 기회를 잡았는데 스스로 놓쳤다. 오늘 모습은 QPR에 의문을 가진 것에 대한 모든 답이 됐다.” 그간 레드냅 감독은 “고액 연봉자들은 분발해야 한다”는 식으로 에둘러 불만을 토로했으나 실명까지 거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굴욕의 완결판이었다. 영국 축구전문매체 골닷컴도 “박지성은 템포 조절보다 빠른 경기 때 어울린다”는 짤막한 촌평과 함께 별 2개(5개 만점)를 부여했다.

○윤석영의 깜짝 방문

이날 경기장에는 윤석영(23)이 있었다. 전날(26일) 메디컬테스트를 거친 뒤 최종 계약만을 남긴 그는 VIP석에서 QPR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와 함께 경기를 관전했다. 종료 휘슬이 울린 뒤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QPR 선수들의 쓸쓸한 퇴장을 지켜봤다. QPR은 윤석영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지만 레드냅 감독은 “계속 주시해왔다”며 입단을 기정사실화했다. 윤석영의 방문은 소득이 있었다. 왼쪽 풀백을 놓고 포지션 경쟁을 벌일 트라오레가 자책골을 넣는 등 여러 차례 허점을 보였다. 올 시즌 트라오레는 잦은 공간 노출로 질타를 받아왔다. 최악에 가까운 팀 상황을 직접 확인한 것 자체가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런던(영국)|이지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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