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NC 찰리 쉬렉 “첫승 후 말춤 세리머니 OK”

  • Array
  • 입력 2013년 1월 21일 10시 04분


코멘트
찰리 쉬렉(NC). 동아닷컴DB
찰리 쉬렉(NC). 동아닷컴DB
[동아닷컴]

한국프로야구의 9번째 심장 NC 다이노스가 올 시즌 1군 무대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했다.

NC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으로 출국해 애리조나 투산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처음 이 곳을 찾았던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선수단 규모가 확연히 커졌다는 것.

NC는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이호준(36), 이현곤(32) 등을 비롯해 다수의 외부 선수를 영입하며 전력보강에 힘썼다. NC는 특히 외국인 선수를 3명까지 보유할 수 있는데 이들 모두를 선발 투수로 채웠다. 기존의 8개 구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운드가 약한 팀 전력을 고려하면 최선의 선택임 셈이다.

미국 현지에서 동아닷컴 취재진과 만난 NC 배석현 단장은 “외국인 선수 영입시 실력도 중요하지만 야구는 단체운동인 만큼 동료를 배려할 줄 알고 팀과 잘 어울려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인격도 신중하게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야구 실력은 시즌이 개막돼야 알 수 있겠지만 인성적인 면에서는 이미 최고”라며 이들에 대한 만족감을 들어냈다.

NC의 외국인 투수 3인방 애덤 윌크(25), 찰리 쉬렉(28), 에릭 해커(30)는 그들의 이름 첫 글자를 조합해 만든 애칭 ‘ACE’로 불리며 새 팀에 빠르게 적응 중이다. 이들은 낯선 한국 문화를 배우려 노력하며 한국 동료들과도 허물없이 지내고 있다.

특히 쉬렉은 그라운드에서 서툰 발음이긴 하지만 한국말로 “화이팅 한 번 하자”라고 자주 외쳐 동료들에게 웃음과 함께 활력을 불어넣기도.

쉬렉은 지난 2007년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지명(23라운드)돼 프로에 진출했다. 작년 트리플 A에서 11승 5패 평균자책점 3.65의 수준급 활약을 펼친 그는 시즌 후 메이저리그 40인 명단에 포함될 만큼 앞으로의 활약이 더 기대되는 선수다.

동아닷컴은 올해 1군 무대에 진출하는 NC의 외국인 투수 트리오 ‘ACE’를 미국 현지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무엇이 그들의 발걸음을 한국으로 향하게 했는지,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인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ACE’ 인터뷰는 환한 미소가 잘 어울리는 순수한 청년이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쉬렉부터 시작한다.
찰리 쉬렉(NC). 동아닷컴DB
찰리 쉬렉(NC). 동아닷컴DB

다음은 쉬렉과의 일문일답.

-고향이 노스다코다 주라고 들었다. 어떤 곳인가?

“일년 중 이맘때는 실내 활동만 해야 할 정도로 춥고 외진 곳이다. 추운 날씨 때문에 나도 그 동안 실내에서만 운동했고 오늘이 스프링캠프 3일째인데 올 겨울 야외에서 운동하는 것은 이 곳에 와서야 처음 시작했을 만큼 내 고향은 매우 추운 날씨로 유명하다.”

-2월 중순에 시작하는 미국 스프링캠프에 비해 한국은 한 달 정도 빨리 시작한다. 이런 점이 혹 문제가 되지 않나?

“예년에 비해 빨리 시작한 것은 맞지만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내 경우는 시즌을 일찍 준비하는 게 좋은 것 같고 오히려 이게 더 좋은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처음 야구를 시작한 것은 언제인가?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 5~6세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보다 세 살 많은 형이 있는데 형이 야구할 때 인원이 모자라면 나를 불러 함께 야구를 하곤 했다. 그 후 T볼이나 리틀리그 등에 참가하며 자연스럽게 야구와 함께 성장했다.”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팀은 어디였나?

“(웃으며) 내 고향엔 프로야구팀이 없다. 그 곳에서 가장 가까운 팀이 미네소타 트윈스인데 아버지가 그 팀의 열렬한 팬이어서 나도 자연스럽게 트윈스를 응원하며 성장했다.”

-언제 프로야구 선수가 되고자 마음먹었나?

“어릴 적부터 프로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다. 야구, 농구, 미식축구 등 다양한 종목을 경험하며 성장하다 그중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야구로 종목만 결정했을 뿐 프로스포츠 선수가 되겠다는 생각은 아주 어렸을 적부터 했다.”

-야구를 시작하고 가장 행복했던 때는 언제였나?

“좋아하는 야구를 할 수 있어 늘 감사하고, 야구를 하는 날은 언제나 행복하다. 야구를 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향하는 순간부터 마음이 편해지고 즐겁다. 야구를 통해 느끼는 행복은 이 세상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을 만큼 야구는 내 삶의 전부이자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본인의 투구 스타일과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구종은?

“투심과 포심 직구를 비롯해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던진다. 삼진보다는 땅볼을 많이 유도해 주로 맞혀 잡는 스타일이다.”

-메이저리그 40인 명단에 포함된 유망주인데 갑자기 한국행을 선택했다.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란 의미도 있고, 나를 필요로 하는 NC 구단의 진정성이 내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특히 나를 만나러 멀리 한국에서 온 이태일 대표가 보여준 진심어린 배려는 나로 하여금 주저하던 한국행을 결정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NC에 입단하기 전 한국문화를 경험해 본 적이 있나?

“(웃으며) 전혀 없다. 내 고향 노스다코다 주가 워낙 시골이고 인구도 많지 않은 곳이라 작정하고 찾아 나서기 전에는 아시아 문화를 경험하기 힘들다.”

-미혼이라고 들었다. 여자 친구는 있나?

“결혼을 전제로 3년째 진지한 만남을 이어가는 여자 친구가 있다. 한국에 가게 돼 본의 아니게 당분간 장거리 연애를 해야 한다. 주위에서 장거리 연애는 쉽지 않다고 하지만 그녀와 나 사이에 돈독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우리 관계가 쉽게 흔들리진 않을 것 같다.”
찰리 쉬렉(NC). 동아닷컴DB
찰리 쉬렉(NC). 동아닷컴DB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들었다. 가장 먼저 배운 말은?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이다. 스프링캠프에 합류한지 3일 밖에 되지 않아 우선 가장 기본적인 것만 배웠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동료들과 소통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는데 열심히 노력할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지금보다야 훨씬 더 나아지지 않겠는가. 하하.”

-NC에 입단하기 전 한국야구를 본 적이 있나?

“한국이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때와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TV를 통해 본 적이 있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직접 보고 느낀 한미 두 나라 야구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운동하는 스타일과 훈련량의 차이를 꼽을 수 있다. 미국에 비해 한국이 훈련량도 많고 특히 한국 선수들은 연습할 때 기합을 지르는 등 정신력과 조직력을 중요시하는데 개인적으로 매우 마음에 든다. 야구는 단체운동이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에 가면 야구 외에 어떤 것들을 경험해보고 싶나?

“시간이 나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싶고 처음 접하게 될 다양한 한국문화를 마음껏 즐기고 싶다.”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고 팀 승리가 늘 우선이다. 내 투구 내용이 안 좋아도 팀이 승리한다면 개인기록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가능하다면 내가 등판하는 모든 경기를 이겨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싶다.”

-대학(네브라스카 주립대)에서 교육학을 전공했다고 들었다. 야구를 하지 않았다면?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을 것 같다. 하하.”

-혹시 별명이 있나?

“이 곳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뒤 동료들이 한국에서 찰리 채플린이 유명하다며 내 이름 찰리를 친근하게 자주 불러준다. 이전에는 척(Chuck) 또는 만화영화 제목과 동일한 내 성을 빗대 쉬렉 등의 별명이 있었다.”

-한국에서 첫 승을 거둔 뒤 팬들을 위해 말춤 세리머니를 보여줄 의향은?

“하하하! 쉽지 않은 질문이다. 게다가 난 춤에 소질도 없다. 하지만 팬들이 원한다면 음..(잠시 고민하다) 춤을 잘 추진 못하지만 가능할 것도 같다. 하하”

-끝으로 한국 팬들을 위해 한 마디 해달라.

“우선 NC 다이노스의 일원이 되어 매우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루 빨리 시즌이 개막되어 열정적인 한국 팬들을 야구장에서 직접 만나보고 싶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indiana.edu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