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vs 신춘삼, 너∼무 다른 용병 길들이기

  • 동아일보

다미 3연승 후 정신력 해이… 김감독, 범실후 웃자 “벤치로”
안젤코 공격 범실 남발에도… 신감독 “아쉬우니 둘 수밖에”

남자 프로배구 외국인 선수들은 보통 팀 공격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진다. ‘용병 농사’를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각 구단의 희비가 엇갈린다. 선두 삼성화재는 가빈의 빈자리를 ‘쿠바 특급’ 레오가 완벽하게 메운 덕분에 올 시즌도 고공행진 중이다. 반면 5위 러시앤캐시와 6위 KEPCO는 외국인 선수의 기량이 다른 팀에 비해 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러시앤캐시의 다미는 높이는 좋은 반면 기본기와 파워가 부족하다. KEPCO의 ‘크로아티아 특급’ 안젤코 역시 삼성화재 시절보다는 못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양팀 감독의 해법은 달랐다. 러시앤캐시 김호철 감독은 19일 LIG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2세트 중반 다미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범실을 한 뒤에도 싱글벙글 웃는 다미의 태도가 못마땅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경기 직후 “다미가 최근 몇 경기를 잘하면서 자신감을 얻었지만 건방져졌다. 겨우 3연승했다고 그런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며 정신력을 강조했다.

반면 KEPCO는 안젤코의 활용법을 두고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 안젤코는 외국인 선수 가운데 공격성공률(42.8%)이 가장 떨어진다. 신춘삼 감독은 “안젤코가 블로킹이나 디그 등 공격 외적인 부분도 신경 써야 하는 데 아쉽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하위로 처진 팀 사정상 안젤코를 쉽게 벤치에 앉힐 수도 없는 상황이다. 신 감독은 6일 현대캐피탈전에서 안젤코가 후위 공격을 하다 어택 라인을 여섯 번이나 밟는 어이없는 범실이 쏟아졌지만 그대로 둘 수밖에 없었다.

‘강팀의 천적’으로 떠오른 러시앤캐시와 ‘9연패의 수렁’에 빠진 KEPCO의 분위기를 가른 건 어쩌면 감독들의 ‘용병 길들이기’ 방법의 차이일지도 모른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김호철#신춘삼#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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