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확정 김빠진 K리그? ‘단두대 매치’ 기대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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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강등 수모 피하자”… B그룹 피말리는 사투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들은 전주월드컵경기장 소식을 전해 들으면서 탄식과 기대감을 쏟아내느라고 바빴다. 한 시간 먼저 시작한 전북 경기에서 울산이 1-0으로 앞서다 1-1, 다시 3-1로 앞서다 3-3이 되며 전북이 역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관계자들의 희비를 가른 것이다. 서울이 제주를 1-0으로 잡아 우승을 확정했지만 전북이 울산을 꺾고 서울이 패하거나 비긴다면 25일 1위 서울과 2위 전북의 대결에서 챔피언이 결정될 수 있는 최고의 ‘흥행카드’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서울이 3경기를 남기고 일찌감치 우승하며 상위권 팀들의 싸움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 싸움(FA컵 우승팀 포항 제외 상위 3위까지)만 남아 다소 김이 빠진 분위기다. 하지만 내년부터 시작되는 승강제로 2부로 떨어지는 팀을 가리는 일명 ‘단두대 매치’는 끝까지 피 말리는 싸움이 계속돼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16개 팀이 2라운드를 벌인 뒤 스플릿 시스템으로 상위 8개 팀 A그룹에서 우승자를 가리고 하위 8개 팀 B그룹에서 탈락 2팀을 가리는데 상주 상무가 2부 강등이 확정된 상황에서 14위 광주(승점 41)와 강원(승점 40)이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연승연패에 따라 12위 전남(승점 47)과 13위 대전(승점 46)도 탈락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광주와 강원이 가장 위험하다.

광주가 승점 1점을 앞서고 있지만 이번 주말 강원은 경기를 치르지 않고 승점 3점을 챙기는 상주(24일) 경기가 있는 반면에 광주는 25일 대전을 꼭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광주가 대전에 패한다면 승점 2점 차로 강원이 14위로 올라서게 돼 처지가 완전히 뒤바뀐다. 하지만 2점 차라 나머지 2경기에 따라 또 전세는 바뀔 수 있다. 광주는 10위 대구(28일), 전남(12월 1일)을 상대하고 강원은 11위 성남(28일), 9위 인천(12월 1일)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광주와 강원으로선 마지막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살얼음판 승부를 벌여야 하지만 팬들에겐 우승 못지않은 흥밋거리인 셈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K리그#단두대 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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