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리그 팀 중 유일하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살아남은 ‘철퇴 축구’ 울산의 김호곤 감독은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의 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앞두고 공격축구로 4강에 오르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김 감독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다. 빠른 발을 가진 이근호와 장신 공격수 김신욱, 슈팅 능력이 뛰어난 하피냐 세 명의 공격수를 보유한 울산은 ‘스피드’ ‘체격조건’ ‘기술’을 모두 갖춰 상황에 따라 다양한 공격 전술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4일(한국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울산과 알힐랄의 8강 2차전은 울산의 화려한 공격력이 빛난 경기였다.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알힐랄은 경기 초반부터 거세게 울산을 몰아붙였지만 울산은 김신욱의 제공권과 이근호의 측면 돌파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전반 24분 브라질 출신 하피냐가 이근호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왼발 슛으로 알힐랄의 골망을 흔들었다. 최근 K리그 5경기에서 4골을 넣은 하피냐는 전반 27분 한 골을 더 추가해 물오른 골 감각을 과시했다. 후반전에는 196cm의 김신욱과 177cm인 이근호의 ‘빅 앤드 스몰’ 공격 조합이 경기를 지배했다. 김신욱은 후반 9분 마라냥이 크로스한 볼을 머리로 내리 찍어 울산의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경기 내내 상대 골문을 위협했던 이근호는 후반 20분 프리킥 상황에서 헤딩골을 넣어 팀 승리를 자축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발휘한 정확한 위치 선정 능력이 돋보였다.
4-0으로 이긴 울산은 안방에서 열린 1차전(9월 19일)에서 1-0 승리를 거둔 바 있어 1, 2차전 합계 5-0으로 알힐랄을 누르고 4강에 진출했다. 김 감독은 “상대를 적극적으로 압박한 뒤 빠른 역습을 노렸고 역습이 안 될 때는 장신 김신욱을 이용했다. 이런 공격 방법이 모두 잘 통해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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