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한 보인고 이사장 “인성 모자란 축구선수 안 키운다”

  • Array
  • 입력 2012년 9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선수 교육 전방위 지원… 구자철-서정진 등 배출

“김형범(대전), 김영후(강원). 최철순(상주), 서상민(전북),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서정진(수원)….”

보인고를 졸업한 축구선수 이름을 줄줄이 꾀고 있었다. 프로뿐만 아니라 대학 진학 선수까지. 김석한 보인고 이사장(58·사진)은 자타가 인정하는 축구광이다. 조그만 고무공을 차며 친구들과 놀던 학창 시절부터 축구는 영원한 친구였다. 선수는 아니었지만 아마추어 고수였다.

보인상고 졸업생인 김 이사장은 1981년 창단한 축구부의 후원 회장을 16년 하다 2004년 학교를 인수했다. 2007년 일반고로 전환했고 2011년부턴 자사고(자율형 사립고)로 업그레이드했다. 서울 송파에서 요즘 가장 뜨는 자사고다. 보인고를 자사고로 만들 때 ‘축구부는 학교에 도움이 안 된다’는 주위의 반응이 있었지만 뿌리쳤다. 공부로 승부를 보는 자사고에서 선수들이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었지만 더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모든 선수에게 전액 장학금과 훈련비 등 제반 모든 비용을 지원한다. 안정적으로 지도하라며 축구인 출신 체육교사를 지도자로 앉혔다.

선수들에게는 맞춤형 공부를 시킨다. 원어민 강사와 함께하는 영어 회화를 마련했다. 생활 한자도 공부한다. 영어와 수학은 반을 별도로 만들어 수준별 공부를 시켰다. 최근 전국 모의고사에서 수준미달 학생이 축구선수 35명 중 단 3명만 나올 정도로 우수한 성적이 나왔다.

보인고 축구부 선수들이 18일 서울 송파구 보인고에서 원어민 강사와 함께 영어 회화 수업을 하며 축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축구광’인 김석한 보인고 이사장의 목표는 ‘공부와 축구를 모두 잘하는 동시에 최고의 인성을 갖춘 선수’를 육성하는 것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보인고 축구부 선수들이 18일 서울 송파구 보인고에서 원어민 강사와 함께 영어 회화 수업을 하며 축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축구광’인 김석한 보인고 이사장의 목표는 ‘공부와 축구를 모두 잘하는 동시에 최고의 인성을 갖춘 선수’를 육성하는 것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인조모피를 만드는 인성하이텍을 세계 1위(시장 점유율 45%)로 키운 김 이사장은 늘 ‘최고’를 꿈꾼다. 상고를 자사고로 만들었고 축구부도 ‘넘버 1’으로 키웠다. 보인고는 지난해와 올해 전국대회에 4번 출전해 모두 결승에 올라 3차례 우승했다. 모두 프로 산하 고등학교를 제친 것이라 더 의미가 있다.

최고를 추구하지만 축구에서만은 선수의 인성 발달에 더 무게를 둔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올림픽팀의 주장 구자철같이 성실하고 리더십을 갖춘 선수를 키운다. 내년 졸업할 선수 11명 중 2명이 프로로 가고 9명은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권 대학에 입학할 예정이다. 한국중등축구연맹 회장을 8년째 맡고 있는 김 이사장은 “지난해에도 서울대에 선수 1명을 보냈다. 보인고는 축구도 잘하지만 공부도 잘한다. 무엇보다 최고의 인성을 갖춘 선수를 키우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자신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인성#축구선수#김석한#보인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