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총력전보다 내년 택했었는데…경질, 예상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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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9일 07시 00분


김시진 감독. 스포츠동아DB
김시진 감독. 스포츠동아DB
■ 전격 해임…김시진 전 감독 입 열다

“지난달부터 ‘4강 못가면 경질’ 분위기
이장석 대표와 트러블은 정말 없었다”


“어제 하루는 전화기를 꺼놓고 쉬었습니다.”

넥센 지휘봉을 내려놓은 김시진(54) 전 감독은 18일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구단과 팬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부터 꺼냈다. 전날 경질을 통보받은 충격에서 벗어난 듯 목소리는 차분했다.

-너무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어제(17일) 구단에서 오후 2시 반쯤 조선호텔에서 만나자는 연락을 해왔다. 어느 정도 예측은 하고 있었다. 직접적으로는 아니지만 8월부터 우회적으로 그런 분위기를 전해 들었다. 4강 못 가면 잔류하기 어렵지 않느냐는 얘기를….”

-그렇다면 총력전을 펼칠 수도 있지 않았나.

“전반기에 1위도 하고 3위로 끝마쳤지만,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들이 많지 않아 분명히 7∼8월에는 고비가 올 거라 생각했다. 전력을 짜내야 할 시기였지만, 이택근 등 부상선수들도 겹쳤다. 무리해서 기용하고 싶진 않았다. 사실 난 내년 시즌을 생각하고 있었다. 강윤구나 김영민 등 젊은 투수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면 궁극적으로 강팀이 될 수 없다고 봤다. 그래서 올해 18번, 20번 기회를 줬던 거다. 이들이 반타작 승부는 할 줄 알았는데 기량이 아직 올라오지 못했다. 구단과 현장의 생각에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그동안 이장석 대표와 트러블은 없었나.

“없었다. 성적을 못 내서 이렇게 된 거다.”

-경질을 통보하면서 이 대표가 무슨 말을 했나.

“계속 ‘미안하다, 죄송하다’고 하더라. 전반기를 3위로 마치자 ‘성적을 내야 한다’는 말이 많았던 모양이다. 나도 ‘감독으로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성적을 못내 미안하다’고 했다. 커피를 마시면서 서로 미안하다고 했다.(웃음) 구단 입장도 있을 것이다. 이 대표하고 감정은 없다.”

-선수단도 깜짝 놀라고 있다.

“선수들이 팬들에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나에게 보답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응원하겠다. 난 그냥 당분간 집에서 쉬고 싶다.(웃음)”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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