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 스페셜] 실패한 협살…1루수·2루수 잘못된 만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9월 7일 07시 00분


KIA 경기전 내야 수비훈련 왜?

전날 견제 걸린 박정권 야수쪽 주루 생존
주자 뒤로 도는 2루수 커버 실책의 원인
공 보면서 들어가는 유격수로 교통정리


5일 광주 KIA전 3-3 동점이던 SK의 8회초 공격 1사 1루. 1루주자 박정권은 투수 박경태의 견제구에 걸렸다. 박정권은 귀루하지 않고, 2루를 향해 내달렸다. 1루수 조영훈은 황급히 2루로 송구했지만, 2루수 안치홍이 공을 놓치면서 박정권은 살았다. 얼핏 정방향으로 송구한 것처럼 보였지만, 기록원은 1루수 조영훈에게 실책을 줬다. 결국 이어진 1사 1·2루서 SK는 결승점을 뽑았다. 6일 광주 SK전을 앞둔 조영훈은 “내 실책이 맞다. 오늘 이 부분의 내야 수비(포메이션)에 대한 훈련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KIA 내야진의 실책과 박정권의 재치

조영훈은 “당시 유격수가 아닌 2루수가 베이스 커버를 들어왔다. 그러면 주자와 2루수가 순간적으로 겹치는 상황이 발생한다. 내가 앞으로 좀 나와서 각을 만든 다음 송구를 했어야 맞다. 하지만 (각을 만들지 않고 송구하다보니) 공을 던져야 하는 타깃(야수)이 순간적으로 잘 보이지 않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조영훈의 송구는 1루주자 박정권의 등 뒤로 향했고, 안치홍은 순간적으로 공을 놓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박정권은 “내가 1루수이기 때문에 어떻게 주루플레이를 해야 상대가 수비하기 힘든지를 잘 알고 있다. 야수 쪽으로 (뛰는) 라인을 잡았다. 사실 공이 내 어깨 쪽을 살짝 스쳤다”고 재치 있는 베이스러닝에 대해 풀이했다.

○유격수가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는 이유와 예외 경우

MBC스포츠플러스 양상문 해설위원은 “5일과 같은 상황에선 보통 유격수가 2루 커버를 들어가는 것이 정석”이라고 설명했다. 2루수는 2루 커버 시 주자의 뒤로 돌아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각도상 1루수의 송구 실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반면 유격수는 송구된 공을 정면으로 보면서, 상대적으로 편하게 포구할 수 있다. 1루수 입장에서도 송구의 타깃이 잘 보이는 장점이 있다. 조영훈은 “오늘 우리 팀도 유격수가 베이스 커버를 하는 부분에 대해 훈련했다. 앞으로는 같은 상황이 발생할 때 주로 유격수가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5일과 같은 상황에서 2루수가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야 하는 예외도 있다. 바로 유격수가 2루서 멀리 떨어져있을 때다. 국내 최고의 2루수로 꼽히는 정근우(SK)는 “2사라서 병살플레이가 필요 없고, 잡아당기는 성향의 우타자가 타석에 있을 경우에는 유격수가 3∼유간으로 수비 위치를 깊숙이 잡는다. 이 경우에는 거리상 유격수가 베이스 커버를 들어오기 힘들기 때문에 2루수가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광주|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n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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