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감독, 서건창 1번타자 고집…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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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3일 07시 00분


서건창. 스포츠동아DB
서건창. 스포츠동아DB
“쉽게 물러나지 않아…투수와 심리전 탁월”

넥센은 시즌 중반까지 1번타자를 맡았던 정수성이 체력저하에 왼쪽 손목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하면서 공백이 생겼다. 후반기에 들어 넥센 1번타자에는 서건창(사진)이 붙박이로 배치되고 있다.

기록적인 면에서 ‘1번타자 서건창’은 크게 돋보이지 않는다. 1일까지 1번타자로 출장했을 때 타율은 2할대 초반에 그쳤고, 출루율도 3할대 초반. 타율만 놓고 본다면 서건창은 5∼7번타자 사이에 배치 될 때 가장 좋은 기록을 남겼다. 특히 7번타자로 출장 시에는 타율이 0.524(21타수 11안타)에 이른다.

이러한 기록과 달리 넥센 김시진 감독은 서건창의 1번타자 역할에 대 만족을 나타내고 있다. 김 감독은 2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서건창은 맞추는 능력도 좋고 발이 빨라 출루하면 언제든지 도루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고 말했다.

콘택트 능력과 도루 능력 외에 서건창이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이 있었다. 바로 볼을 골라내는 능력이다. 김 감독은 “1번타자가 초구를 건드려서 플라이나 땅볼로 물러나면 감독으로서는 정말 허무한 심정이다. 서건창은 쉽게 물러나지 않는 1번타자다. 상대 투수로 하여금 최소 5∼6개의 볼을 얻어낸다. 그럴 때 투수는 정말 짜증난다. 상대 선발투수의 투수구도 늘리고 초반에 심리적으로 흔드는 효과까지 낼 수 있다. 1번으로 계속 키워볼 생각이다”라며 서건창을 극찬했다.

서건창은 올 시즌 넥센이 거둔 최고의 수확이다. 꾸준한 출장, 2할8푼대의 수준급 타율, 안정된 수비 등으로 일찌감치 ‘신인왕 0순위’로 꼽힌다. 여기에 팀의 과제였던 1번타자로의 가치까지 입증하고 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따로 없다.

대구|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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