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준 기자의 여기는 도쿄] 여민지-이정은, 극일 비밀병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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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30일 07시 00분


컨디션을 회복한 여민지(왼쪽)와 이정은이 일본과 8강전에 비밀 병기로 나선다. 나란히 1경기씩만 출전해 체력을 비축한 만큼 반드시 승리를 이끌어 내겠다는 각오다. 스포츠동아DB
컨디션을 회복한 여민지(왼쪽)와 이정은이 일본과 8강전에 비밀 병기로 나선다. 나란히 1경기씩만 출전해 체력을 비축한 만큼 반드시 승리를 이끌어 내겠다는 각오다. 스포츠동아DB
1. 2010년 U-17월드컵서 日 꺾고 우승 일군 주역
2. 2년간의 부상 딛고 컴백…화끈한 부활포 전의
3. 한 경기씩 출전 체력 비축…다양한 전술 열쇠


“2년 전 감동을 재현 하겠다.”

정성천 감독이 이끄는 U-20 여자대표팀은 30일 오후 7시 30분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월드컵 일본과 4강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한국의 여민지(19·울산과학대), 이정은(19·한양여대)은 한일전 ‘필승’을 다짐했다.

둘은 일본과 대결에서 좋은 추억을 갖고 있다.

한국은 2010년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린 U-17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일본과 만났다. 연장 접전 끝에 3-3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에서 일본을 5-4로 따돌렸다. 태극소녀들은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FIFA 주관 대회에서 우승을 일궈냈다. 일본도 FIFA 대회 첫 결승전에 나섰으나 한국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여민지와 이정은은 나란히 120분 풀타임 출전했다. 이정은은 천당과 지옥을 경험했다.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일본을 상대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그러나 승부차기에서는 1번 키커로 나서 실축했다. 2번 키커 여민지가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면서 우승의 주춧돌을 놓았다.

○부상 딛고 ‘비밀병기’로

둘의 행보는 U-17 여자월드컵 이후 비슷하다. 2년 가까운 시간을 부상으로 보냈다.

여민지는 2011년 4월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를 크게 다쳤다. 4∼5개월을 재활에 매달렸다. 올 해 3월에는 사이프러스 대회에 나갔다가 왼쪽 발등을 크게 다쳤다. 뼈와 인대 사이가 벌어지는 보기 드문 부상이었다. 월드컵 직전 컨디션을 회복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19일 열린 나이지리아와 1차전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에 밟히며 부상이 재발했다.

이정은은 U-17 대회 직후 새끼발가락 피로골절로 쓰러졌다. 작년 10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여자선수권 대회에서 전 경기에 출전했다. 부상이 완쾌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전을 강행했다. 올 해 초 수술대에 올랐다. 힘든 재활이 계속 됐다.

둘은 컨디션 회복에 집중했다. 여민지는 이탈리아(22일)와 브라질(26일)전에 결장했다. 정성천 감독은 브라질전에서 1-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30분, 여민지를 교체 출전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전은하가 추가골을 뽑으면서 여민지를 아낄 수 있었다.

이정은은 브라질전에서 풀타임 출전했다. 코칭스태프의 치밀한 준비가 있었다. 몸 상태가 올라오는 브라질전에 맞춰 선발 예고했다. 장기인 강한 압박과 뛰어난 활동량에 큰 기대를 걸었다. 이정은은 정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며 팀 승리를 도왔다.

여민지와 이정은은 ‘비밀병기’로 일본전 출전을 기대하고 있다. 나란히 1경기를 소화하며 체력을 비축했다. 대표팀은 두 선수가 제 컨디션을 찾으면서 전술적인 다양함도 갖출 수 있게 됐다.

여민지는 “브라질전에 출전하지 못해 아쉽다. 선수들과 함께 전술에 녹아들어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정은은 “한일전은 언제나 더 강한 의지로 경기에 나선다. 부담이나 긴장은 없다. 미드필드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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