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커스] 전구단 상대 승리 1호 ‘배영수의 인간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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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0일 07시 00분


배영수. 스포츠동아DB
배영수. 스포츠동아DB
‘9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이는 다승 1위 장원삼(14승)이 아닌 배영수였다.

삼성 배영수는 19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5안타 1볼넷 5삼진 1실점으로 시즌 9승(5패)을 수확했다. 무엇보다 올 시즌 8개 구단 투수 중 가장 먼저 ‘전구단 상대 승리투수’의 영광을 차지했다. 18일까지 전구단 상대 승리에 단 1승만을 남겨둔 투수는 배영수와 장원삼(삼성) 등 총 9명이었다.

배영수는 9승 중 넥센을 상대로 3승, 나머지 6개 구단을 상대로 각 1승씩을 챙기며 시즌 첫 전구단 승리투수란 타이틀을 따냈다. 배영수 개인적으로는 2003∼2004년, 2년 연속 전구단 상대로 승리한 뒤 8년 만에 다시 따낸 값진 열매다. 2000년 경북고를 졸업한 뒤 ‘푸른 피의 삼성’ 유니폼을 입은 배영수는 한때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전국구 에이스’였다. 2004년에는 17승을 거두며 정규시즌 MVP도 차지했다. 하지만 2007년 1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9년에는 고작 1승만을 거두며 12패, 방어율 7.26으로 바닥까지 떨어지는 아픔을 맛봤다. 2010시즌 뒤에는 일본 진출을 노리다 메디컬 테스트에서 눈물을 삼키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6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그렇기에 19일 거둔 전구단 상대 승리는 우여곡절을 겪은 그에게 의미 있는 열매라고 할 수 있다. 특히 2005년 11승 이후 다시 오르지 못한 시즌 두 자리 승수 고지를 7년 만에 눈앞에 뒀다는 점에서도 적잖은 의미가 있다. 흐르는 세월 탓에 예전과 같은 강속구는 뿌리지 못하지만, 경륜과 경험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가고 있는 배영수다. “이틀 동안 선발 투수들이 너무 잘 막아줘 나도 어느 정도 부담을 느끼고 나섰다”는 배영수는 “항상 처음이라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서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개인통산 99승, 999탈삼진을 기록한 배영수는 “다음 게임에서 시즌 10승까지, 한번에 세 기록을 달성하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잠실|김도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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