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희, 종료 4분 남기고 투입…“병역문제 맘 졸이던 어머니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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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3일 07시 00분


런던올림픽 축구 국가대표 김기희. 스포츠동아DB
런던올림픽 축구 국가대표 김기희. 스포츠동아DB
■ 홍명보호, 이제야 털어놓는 비화

●…이번 올림픽에서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선수 중 한명은 수비수 김기희(대구)다.

김기희는 일본전 이전까지 1분도 뛰지 못한 유일한 선수였다. 마침 ‘뛰지 않으면 동메달을 따도 병역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출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사실 브라질과 4강전 때 교체가 점쳐졌었다. 후반 중반 0-3으로 뒤져 패배가 유력한 상황에서 남은 교체카드는 1명. 그러나 홍 감독의 선택은 백성동이었다.

김기희 측근은 “집에서 TV를 보시던 김기희 어머니가 뒤로 넘어질 정도로 충격을 받으셨다”고 전했다. 김기희도 조금 실망했다. 김기희 에이전트는 “‘이동국처럼 군대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는 선수도 있다. 병역혜택 못 받아도 신경 쓰지 말라”며 다독였다. 김기희도 마음을 다잡았다.

김기희 어머니는 한일전 종료 4분을 남기고 아들이 투입되자 눈물을 쏟았다. 태극전사들을 짓눌렀던 병역혜택 문제는 모두가 웃는 해피엔드로 마무리됐다.

●…멕시코전을 하루 앞둔 7월25일은 박건하 코치의 생일이었다. 조촐한 파티를 하기 마련이지만 조용히 넘어갔다. 이유가 있다. 2년 전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는 북한과 조별리그 1차전 당일인 11월8일이 김태영 수석코치의 생일이었다. 스태프와 선수들은 “1차전 이기고 성대하게 생일파티하자”고 했다. 그러나 결과는 0-1 패.

박 코치는 당시 멤버는 아니었지만 나중에 이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박 코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생일 이야기를 누구에게도 안 했다. 스태프들에게도 함구를 부탁했다. 이런 조심성 덕분일까. 한국은 1차전을 비겼고 결국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일전을 승리한 날 대표팀 숙소로 돌아간 구자철은 잔뜩 골이 나 있었다. 구자철은 동료들과 함께 경기 다음날 바로 귀국하고 싶었다. 오랜 여정으로 지쳤고, 무엇보다 한국에서 찐한 축하파티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독일 구단에서는 곧바로 들어오라고 성화.

구단과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비행기 출발 몇 시간 전, 한국에서 쉬고 와도 좋다는 구단의 허락이 떨어졌다. 구자철은 환하게 웃으며 동료들과 함께 12일 입국했다.

런던(영국)|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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