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약물로 키운 돼지 때문에… 섭취한 선수 잇단 도핑 적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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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당국 ‘돼지고기 금지령’
일부 선수단 직접 키우기도

2012년 런던 올림픽 출전을 앞둔 중국 선수단이 ‘돼지고기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8일 “중국 선수단은 선수촌 밖에서 식사를 할 때 돼지고기를 입에 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수영 대표 선수들은 최근 40일 동안 돼지고기를 먹지 않고 생선과 단백질 분말로 영양을 보충했다.

이는 중국 국가체육총국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중국 체육 당국이 이 같은 지시를 한 것은 중국 선수들에게서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금지 약물로 지정한 클렌부테롤이 검출되는 것을 우려해서다. 클렌부테롤은 천식 치료에 쓰이는 의약품이지만 지방을 태우고 근육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어 체육계에서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살코기를 많이 얻기 위해 클렌부테롤을 먹인 돼지가 대규모로 유통돼 논란이 됐다. 실제로 이 돼지고기를 섭취했다가 도핑검사에 적발된 중국 선수들이 있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여자 유도 금메달리스트 퉁원은 2010년 도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클렌부테롤 양성판정을 받아 2년 동안 출전자격이 정지됐다. 수영 대표였던 어우양쿤펑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도핑테스트에서 클렌부테롤이 검출돼 영구제명 됐다.

단백질 주 공급원인 돼지고기 섭취가 제한되자 선수단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위줴민 중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은 최근 월드그랑프리 토너먼트에서 4연패를 당하자 “선수들이 돼지고기를 먹지 못해 힘이 떨어졌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최근 중국에서 염색 만두, 튀김용 기름 재활용 등 불량식품 문제가 불거지고 식품 안전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중국 국가체육총국은 선수들에게 자신이 먹은 식단을 상부에 보고하도록 했다. 또 일부 선수단의 경우 지방에서 전지훈련을 할 때 안전한 육류를 섭취하기 위해 선수단이 직접 닭과 돼지를 기르기도 한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중국 선수단#돼지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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