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vs 판 페르시 ‘숙명의 룰렛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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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9일 07시 00분


세계최고 두 킬러 나란히 B조 ‘외나무다리 승부’
獨 고메즈·英 루니와 가장 강력한 득점왕 후보에
이니에스타-스네이더르 ‘천재들의 전쟁’도 불꽃


2012유럽축구선수권(유로2012)이 9일(이하 한국시간) 개최국 폴란드와 그리스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20여 일간의 대장정에 올랐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서 공동 개최하는 유로2012는 다음 달 2일까지 총 31경기를 갖고 우승 트로피인 ‘앙리 들로네’ 의 주인공을 가린다. 조별 예선을 통과한 16개 본선 진출국은 매 경기 드라마 같은 명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강력한 우승 후보는 스페인과 독일, 네덜란드가 꼽힌다. 세계최강(FIFA랭킹 1위) 스페인은 유로2008에 이어 사상 첫 2연패를 노린다. 52년의 역사에서 아직 연속 우승 팀은 없다. 이렇게 될 경우 스페인은 2010남아공월드컵 우승에 이은 세계 대회 3연패를 달성한다. 독일(랭킹 3위)과 네덜란드(랭킹 4위)는 스페인의 독주 저지에 나선다. 두 팀 모두 설욕을 벼르고 있다. 유로2008에서 스페인에 우승컵을 내줬던 ‘전차 군단’ 독일은 공수 모두 안정된 전력을 자랑한다. 남아공월드컵 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패한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는 막강한 공격진을 선봉에 세워 24년 만에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특급 스타들의 활약도 주목된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7)를 비롯해 네덜란드의 로빈 판 페르시(29)와 베슬러이 스네이더르(28), 독일의 메수트 외질(24),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27) 등이 주인공이다.

○득점왕 경쟁

최고의 관심은 득점왕 경쟁이다. 호날두와 판 페르시가 유력한 득점왕 후보다. 이들은 2011∼2012시즌 동물적인 골 감각을 선보이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는 메시가 건재한 바르셀로나를 꺾고 팀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그는 55경기에 출전해 60골을 넣어 경기 당 1골 이상의 득점력을 과시했다. 유로2012에서도 폭발적인 드리블과 강력한 슈팅으로 득점왕 사냥에 나선다. 다만 포르투갈 유니폼을 입은 A매치에서 약한 모습을 떨쳐낼 수 있을지가 관건. 조 편성도 만만치 않다. 독일, 네덜란드와 한 조에 편성돼 조별리그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 이들 국가에 비해 전력이 약해 얼마나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판 페르시도 눈여겨볼만한 골잡이. 분데스리가 득점왕(32경기 29골) 출신 얀 훈텔라르와 팀 내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주전 공격수로 나서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판 페르시는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왕(38경기 30골)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최고의 스트라이커 반열에 올랐다.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모두 소화하면서 득점력을 끌어올렸다. 어떤 자세와 어떤 위치에서도 득점을 성공시킬 수 있을 정도로 천부적인 득점력을 자랑한다. 이밖에 홈그라운드 이점을 안은 폴란드의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23)와 독일의 마리오 고메즈(27), 잉글랜드 웨인 루니(27) 등이 득점왕 후보로 거론된다.



○동갑내기 미드필더의 리턴매치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동갑내기’ 천재 미드필더가 2년 만에 재대결을 노리고 있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28·스페인)와 베슬러이 스네이더르(28·네덜란드)가 그 주인공. 스네이더르는 2년 전 남아공월드컵에서 당한 상처를 씻기 위해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남아공월드컵 당시 5골 1도움을 기록했지만, 연장 접전 끝에 스페인에 패(0-1)하며 우승컵을 내줬다. 스네이더르는 최근 영국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남아공월드컵보다 더 잘해서 반드시 우승컵을 차지하고 싶다”고 속내를 밝혔다.

이니에스타는 다시 한번 정상의 자리를 꿈꾸고 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과거에 이뤘던 일보다 다가올 일이 어렵기 마련이다. 유로2012는 지난 월드컵보다 험난하겠지만 스페인은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이니에스타는 축구천재 메시 등과 함께 바르셀로나 시대를 만들었고, 스페인의 유로2008, 남아공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네덜란드와의 월드컵 결승전에서는 결승골을 터뜨리며 해결사 역할도 톡톡히 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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