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대타 윤요섭 ‘롯데 잡은 해병’… 9회 2타점 결승 2루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일 03시 00분


“만루홈런 생각하고 쳐라.”

LG 김기태 감독은 31일 롯데와의 방문경기 1-1로 맞선 9회 2사 만루에서 대타로 윤요섭을 기용하며 부담감을 ‘팍팍’ 줬다. 올 시즌 대타로 나와 전날까지 4타수 3안타를 쳐냈던 윤요섭에 대한 믿음이 컸기 때문이었다. 이날 패하면 팀이 마지노선으로 삼은 5할 승률이 무너지기에 그의 어깨는 더 무거웠다.

윤요섭은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만루홈런만큼이나 영양가 만점이었다. 롯데 김성배로부터 좌익수 왼쪽을 뚫는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올 시즌 첫 타점이었다. LG는 윤요섭의 결승타에 힘입어 롯데를 3-1로 꺾고 올 시즌 처음으로 5할 승률 밑으로 떨어질 뻔한 위기를 넘겼다.

윤요섭은 ‘귀신 잡는 해병대’ 출신이다. 야구를 하고 싶어 선택한 해병이었다. 윤요섭은 단국대 4학년 때인 2005년 9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하루라도 빨리 병역 의무를 해결하고 다시 프로무대에 도전하기 위해서 입대를 서둘렀다. 당시 가장 빨리 입대할 수 있었던 건 해병대였다. 그는 전방인 강화도에서 복무하며 강한 근성을 길렀다. 2008년 전역 후 SK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그는 2010년 LG로 트레이드됐다.

윤요섭은 26세란 늦은 나이에 프로 생활을 시작했지만 팀이 필요할 때마다 한 방을 터뜨려 왔다. 올 시즌 전엔 야구를 잘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아 이름을 ‘윤상균’에서 ‘윤요섭’으로 개명하며 각오를 다졌다. 윤요섭은 “감독님이 만루홈런 말씀을 하셔서 비슷한 거라도 꼭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팀에 할 수 있는 건 대타 한 방인데 역할을 해내서 기쁘다”고 말했다.

대전에선 삼성이 한화를 3-2로 힘겹게 꺾고 3연승을 달렸다. 이날 1군 복귀전을 치른 지난해 홈런왕 삼성 최형우는 한화 에이스 류현진으로부터 시즌 첫 솔로홈런을 뽑는 등 3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한화 류현진은 삼성 이승엽에게 삼진 2개를 뽑아낸 것을 포함해 7이닝 동안 무려 삼진 13개를 잡아내며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무기력한 팀 타선 탓에 또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윤요섭#롯데#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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