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닝요, 귀화 호소 골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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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울산에 2-1 승리
팬들 “한국의 에닝요” 응원

마치 시위라도 하는 듯했다. 비장하게 그라운드에 나선 그는 평소보다도 더 활기차게 좌우를 넘나들며 뛰어다녔다. 그리고 선제골을 잡아내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최근 대한민국 축구의 화두로 떠오른 브라질 출신 에닝요(전북). 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의 요청으로 특별귀화를 추진하는 그는 대한체육회의 추천을 받지 못하면서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K리그 12라운드 안방경기. 귀화 추진 후 처음 열리는 경기에서 에닝요는 전반 12분 미드필드 중앙에서 서상민이 찔러준 볼을 오른발로 멋진 골을 잡아내 팬들의 성원에 답했다. 마치 “나를 귀화시켜 대표팀에 뽑아 달라”는 시위 같았다.

전북 팬 스탠드에는 ‘당신은 전북의 에닝요, 대한민국의 에닝요입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에닝요는 한 포털사이트 여론조사에서 귀화 찬성 투표율을 75% 가까이 받을 정도로 팬들도 인정하고 있는 선수다. 대한축구협회는 조만간 다시 에닝요의 특별귀화 추천에 대한 재심을 대한체육회에 신청할 예정이다.

에닝요는 경기가 끝난 뒤 “한국에 오래 살다 보니 딸과 아내 가족 모두가 한국을 사랑하게 됐다. 통역이 있어 사는 데 큰 불편함이 없어 한국어 습득을 등한시한 점 인정한다. 앞으로 공부 열심히 하겠다. 한국에서 축구선수로 크게 성장했고 기회가 된다면 대표팀에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지난해 K리그 챔피언결정전 이후 첫 양 팀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울산을 누르고 챔피언에 오른 전북은 전반 16분 역시 서상민의 도움을 받은 드로겟이 쐐기골을 터뜨려 2-1로 승리해 승점 21(6승 3무 3패)로 6위에서 5위로 한 계단 뛰어 올랐다.

한편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주역인 황선홍 포항 감독과 유상철 대전 감독의 첫 사령탑 맞대결은 0-0 무승부로 끝났다.

전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축구#프로축구#에닝요#특별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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