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골 쏜 이동국, PK까지 찬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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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3일 07시 00분


전북 이동국이 1일 AFC 챔스리그 광저우 에버그랜드와 5차전 경기에서 종료 직전 PK 쐐기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광저우(중국)=사진공동취재단
전북 이동국이 1일 AFC 챔스리그 광저우 에버그랜드와 5차전 경기에서 종료 직전 PK 쐐기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광저우(중국)=사진공동취재단
광저우(중국)를 제압한 이동국(33·전북)의 멀티 골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전북 현대는 1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5차전 광저우 에버그랜드와 경기에서 종료 직전 터진 이동국의 2골에 힘입어 3-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주역은 단연 이동국이었다. 이동국은 후반 45분 서상민의 패스를 받아 결승골을 터뜨린 데 이어 후반 추가시간에는 PK를 성공시키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런데 이동국은 드로겟이 얻은 PK 상황에서 키커로 나서지 않으려고 했다. 이동국은 K리그에서 PK를 전담할 정도로 뛰어난 골 감각을 지니고 있다. 2012시즌 K리그에서 기록한 6골 중 2골을 PK로 넣었다. 하지만 이 날 만큼은 달랐다.

이동국은 “PK를 찰 생각이 없었다. 동료에게 양보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개인 기록에 연연하기보다는 열심히 뛰어준 동료들과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팀 동료들의 생각은 달랐다. 이동국이 PK를 차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승리를 결정짓는 확실한 한방을 기대한 것이다. 후반 45분 터뜨린 결승골도 비슷하다. 전북은 후반 19분 ‘주장’ 조성환이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해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이용했다. 1명이 빠진 수적 열세를 딛고 승리를 따내기 위함이었다.

이동국에 대한 믿음도 빠질 수 없었다. 결정적일 때마다 한방씩 해주는 이동국에게 의지한 것이다. 마지막 패스가 간 곳이 이동국이었던 이유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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