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체육인 출신 스포츠 외교인력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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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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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동 스포츠외교’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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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

지난해 7월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장.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결정되자 이명박 대통령과 이건희 IOC 위원(삼성전자 회장),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등 평창 유치 대표단은 환호했다. 당시 평창 유치위원장이었던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63)도 그중 한 명이었다. 조 회장은 평창 유치위원장으로 재직하던 1년 10개월간 해외 출장을 50회나 다녀왔다. 거리는 지구 16바퀴를 돌 수 있는 64만 km나 됐다. 총 110명의 IOC 위원 가운데 100여 명을 만나 표심을 얻었다.

그런 조 회장이 요즘 ‘정중동(靜中動·조용함 가운데 움직임이 있다는 의미)’ 행보를 하고 있다. 평창 겨울올림픽 조직위 고문으로 한발 물러나 있으면서도 조용한 스포츠 외교 활동에 여념이 없다. 대한탁구협회장인 그는 지난해 11월 카타르에서 열린 ‘피스 앤드 스포츠’컵에서 20년 만의 남북한 탁구 단일팀을 이끌었다. 이 대회에서 남북한 남자 복식팀 유승민 김혁복 조는 우승을 차지했다.

그의 스포츠 사랑은 각별하다. 대한항공 산하에 1969년에 배구팀, 1973년에 탁구팀을 창단했다. 지난해에는 겨울스포츠 낙후 지역인 제주도에 처음으로 스피드스케이팅팀을 창단해 모태범이 겨울전국체전 첫 금메달을 제주에 ‘선물’했다.

조 회장은 평소 “한국 체육 발전을 위해 사람에게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피겨 스타 카타리나 비트(독일) 등 체육인 출신의 스포츠 외교 인력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였다. 그가 김연아(피겨스케이팅) 박태환(수영) 손연재(리듬체조) 등 스포츠 스타들의 항공권을 후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 회장은 ‘항공사 경영을 통해 비즈니스 마인드를 글로벌 스포츠 외교에 접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스포츠가 갈등과 분쟁이 계속되는 지구촌에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그는 2월 대한체육회 부회장에 선임된 뒤 “평창 겨울올림픽을 유치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 스포츠계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뛰겠다”고 밝혔다.

한국에 스포츠 외교 전령사인 IOC 위원은 이건희 문대성 등 2명뿐이다. 조 회장에게 IOC 위원에 도전할 의사를 묻자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노력할 뿐”이라고 답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스포츠외교#조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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