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 코치의 투수운용법은 ‘알아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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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9일 07시 00분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왼쪽)가 동기생 박찬호의 캐치볼을 지켜보고 있다. 정 코치는  스프링캠프에서 획일적 스케줄 대신 개인별 자율훈련을 강조한다. 스포츠동아DB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왼쪽)가 동기생 박찬호의 캐치볼을 지켜보고 있다. 정 코치는 스프링캠프에서 획일적 스케줄 대신 개인별 자율훈련을 강조한다. 스포츠동아DB
투수 스스로 피칭 일정 조정…집중도 높아

“스프링캠프에 고된 노동을 하러 온 것이 아니다.”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의 지론이다.

FA로 한화에 새 둥지를 튼 송신영은 “정 코치님의 스프링캠프 투수운용법에 놀랐다”고 했다. “다른 팀들은 나흘 훈련에 하루 휴식이면, 나흘간 모든 투수들이 똑같은 일정을 소화한다. 예를 들어 이틀간 피칭한 뒤 하루를 거르고, 또 다음날 피칭하는 식이다. 하지만 한화는 나흘간의 피칭 일정을 투수가 스스로 구상하고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에이스급 일부 투수를 제외하면 스프링캠프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해 1군에 자리 잡기 위한 과정이다. 몸에 조금 무리가 오더라도 주어진 일정대로 참고 던지는 경우가 있다. 이 때 부상의 위험이 커진다. 하지만 한화는 투수가 자신의 몸 상태를 스스로 판단해 피칭 일정을 조정한다. 예를 들어 박찬호는 주로 격일제로 피칭을 하고, 지난 시즌 투구수가 많았던 류현진은 피칭 일정을 최소화한다.

정 코치는 “감독님이 전적으로 신뢰해주시기 때문에 가능한 방식이다. 투수별로 언제 라이브피칭에 들어가는지, 캠프 기간 동안 총 투구수는 얼마인지만 결정해준다”고 전제를 달았다. 이는 정 코치가 요미우리에 몸담았던 시절, 지금은 타계한 미야타 투수코치의 매뉴얼이었다. 강압적 방식을 고수하기보다는, 던지고자 하는 자신의 의지가 충만할 때 마운드에 서야 훈련의 집중도가 높다는 것이다.

정 코치의 자율적 훈련방식은 성과를 보고 있다. 최소한 무리한 투구로 낙오자가 발생한 경우는 없다는 평이다. 박찬호는 “하루 휴식은 전날 많이 던졌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날 더 잘 던지기 위한 준비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은 그 점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정 코치가 ‘투수들이 자신의 몸 관리법을 스스로 터득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이런 방식을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키나와(일본)|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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