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수들은 악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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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9일 07시 00분


골드코스트에서 4주간 훈련을 함께 하고 있는 코다 요시미, 이보미, 키도 메구미(왼쪽부터)가 연습 라운드에 앞서 V자를 그려 보이고 있다. 골드코스트(호주 퀸즐랜드 주)|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골드코스트에서 4주간 훈련을 함께 하고 있는 코다 요시미, 이보미, 키도 메구미(왼쪽부터)가 연습 라운드에 앞서 V자를 그려 보이고 있다. 골드코스트(호주 퀸즐랜드 주)|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 일본여자골퍼들이 본 한국여자골퍼

연습도 실전처럼…포기 싫어하는 근성 몸에 배
모든 선수를 친자식처럼…한국 부모님 부러워


“한국 선수들은 정신력이 대단하다. 존경할 만한 점이 많다.”

2010, 2011년 2년 연속 안선주(25)가 상금왕에 오르면서 일본여자골프(JLPGA) 투어에서는 한국여자골프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2012년에도 그 가능성은 매우 높다. JLPGA 투어에서 뛰는 키도 메구미(23)와 코다 요시미(30)는 호주 골드코스트 인근에서 서희경(26·하이트), 이보미(24·정관장)와 함께 4주 동안 전지훈련을 함께 했다. 지금은 이보미와 함께 19일까지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다. 두 선수가 한국여자선수들이 일본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에 대해 자신들의 생각을 들려줬다.

- 서희경, 이보미 선수와 함께 한 달 간 훈련한 느낌은.

요시미: 서희경은 미국에서, 이보미는 한국에서 톱클래스에 있는 선수다. 이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정신적으로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둘 다 존경할 만한 선수다. 한 번은 우리와 서희경, 이보미가 편을 나눠 함께 테니스를 쳤다. 우리는 테니스를 배웠기에 큰 어려움이 없었는데 두 선수는 처음이라고 했다. 그런데 우리와 대결하면서 지기 싫어하고 악착같이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일본인은 자신이 잘 하지 못하는 일이면 ‘나는 잘 하지 못하니 그만하겠다’고 하는 데 한국 선수들은 못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지기 싫어한다. 그런 정신적인 면이 우리와 달랐다.

- 한국 선수들이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는 모습은 어떤가.

메구미: 우리도 주니어 때부터 골프를 해온 선수는 부모가 함께 따라다니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한국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다. 우리도 가족의 협조와 후원을 받지만 한국 선수들처럼은 아니다. 훈련을 함께 하면서 선수뿐만 아니라 부모들끼리도 친하게 지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도 함께 훈련하면서 한국의 부모님들이 귀여워해주셨다. 전혀 말도 안 통하는 데도 챙겨주는 게 너무 감사했다. 그런 점이 너무 부럽다.

- 한국 선수들과 함께 한 훈련으로 어떤 영향을 받았나.

요시미: 한국 선수들은 연습할 때 또는 경기에 들어가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마치 스위치를 ‘온’시켜 놓은 느낌이랄까. 굉장한 선수로 변한다. 휴식 때는 함께 장난하고 놀다가도 경기에 들어가면 집중하고 전혀 다른 선수가 되는 모습이 대단했다.

- JLPGA 투어 상금왕 자리를 2년 연속 한국 선수에게 빼앗겼다. 일본의 반응은.

요시미: 한국 선수들은 정말 잘하고 대단하다. 일부에서 JLPGA 투어의 인기가 줄어들지 모른다고도 말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선수들에 의해 일본여자골프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고 본다.

메구미: 2년 연속 상금왕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정말 대단하다. 안선주는 일본 선수들도 존경한다.

요시미: 일본에선 상을 받으면 주변 사람들에게 답례하는 풍습이 있는데, 지난해 리코컵(시즌 최종전)에서 안선주가 다른 선수와 스태프에게 과자를 선물한 적이 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일본인보다 더 일본인 같은 한국선수라고 생각했다. 또 예의 바른 한국선수들이 많은 것도 일본팬들에게 인기가 많은 비결 중 하나다.

골드코스트(호주 퀸즐랜드 주)|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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