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구는 한국이 최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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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이어 美도 PS 확대 논의

“야구의 정통성을 무시하는 제도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일본은 한국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제도에 부정적이었다. 당시 일본야구 포스트시즌은 센트럴리그 우승팀과 퍼시픽리그 우승팀이 맞붙는 저팬시리즈가 유일했다.

그런데 한국은 1989년부터 준플레이오프 제도를 도입해 상위 4개 팀이 ‘가을잔치’에 나갔다. 1991년 8개 구단 체제가 자리 잡은 뒤엔 절반인 4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출전하고 있다.

이제 ‘한국식 포스트시즌 제도’는 흥행의 보증수표가 됐다. 매 경기가 결승전이기에 최고의 명승부였다. 예컨대 정규시즌에서 KIA 윤석민과 한화 류현진 같은 에이스 맞대결은 서로 피해 갈 가능성이 높지만 한국시리즈 같은 빅매치에선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일본 퍼시픽리그가 먼저 자존심을 굽혔다. 센트럴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지는 퍼시픽리그는 2004년부터 6개 팀 중 상위 3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도록 제도를 바꿨다. 특히 2004년 세이부와 2005년 롯데는 제1스테이지와 제2스테이지를 거쳐 저팬시리즈에 진출한 뒤 센트럴리그 우승팀마저 꺾었다. 결국 센트럴리그도 2007년부터 6개 팀 중 상위 3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나가도록 제도를 바꿨다. 이름도 클라이맥스 시리즈로 통일했다. 상위 팀이 어드밴티지로 1승을 안고 시작하는 등 세부 조건은 다르지만 리그 팀 절반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은 한국과 같다.

최근에는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포스트시즌 진출 팀을 늘리려는 논의가 한창이다. 메이저리그는 현재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양대 리그에서 4개 팀씩 총 8개 팀이 가을잔치에 출전한다. 각 리그에서는 3개 지구 우승팀과 리그 2위 팀 중 승률이 가장 높은 팀(와일드카드) 등 4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버드 셀릭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여기에 와일드카드 1개 팀을 더 추가해 리그별로 5개 팀이 출전하도록 제도를 고칠 계획이다. 와일드카드 1, 2위 팀이 단판 승부를 벌여 승리 팀이 각 지구 우승팀과 디비전 시리즈를 치르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한국보다 야구 역사가 긴 일본과 미국도 ‘한국 야구의 흥행 코드’를 벤치마킹하고 있는 셈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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