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살리기’ 극과극 처방…김성근vs이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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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31일 07시 00분


김성근감독 “무표정이 최고”
이만수감독 “점잔빼지 말라”

김광현. 동아일보DB
김광현. 동아일보DB
“점잖게 행동하지 말고, 설쳐라! 그게 대한민국 에이스 김광현(24·SK)의 모습이다.”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SK 이만수(54) 감독은 최근 이틀에 걸쳐 선수단을 면담했다. 최고참 박경완(40)을 시작으로 신인까지, 모든 선수들이 이 감독을 만났다. 이 감독은 특히 김광현에게 많은 신경을 썼다.

○마운드 위에서 살인미소를 되찾아라!

“광현아, 너의 트레이드마크는 마운드 위에서 신나게 웃으며 서 있는 것이다. 점잔을 빼면 넌 오히려 (페이스가) 떨어진다. 풀 죽지 말고 장난도 치고, 너답게 설쳐라.”

애정이 듬뿍 담긴 이 감독의 조언에 김광현도 웃음으로 화답했다. 김광현은 ‘살인미소’로 유명했다. 두산과의 2007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7.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반전드라마를 쓸 때. 일본과의 2008베이징올림픽 준결승에서 8이닝 2실점(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될 때. SK와 대한민국의 에이스로 맹활약하는 순간마다 마운드 위의 그는 항상 ‘스마일’이었다. 전임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투수는 무표정이 최고”라며 쓴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고교 때부터 간직한 버릇을 고치기란 쉽지 않았다. 김광현의 부모는 “고교야구 비주류인 안산공고를 다닐 때 판정의 불이익도 종종 있었다. 광현이가 ‘화를 내봤자 바뀔 일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깨닫고는 ‘씩’ 웃고 말기 시작했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이 감독은 ‘나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자기암시의 표현이던 그 미소를 다시 보고 싶었던 것이다.

○누가 뭐래도 김광현은 SK의 에이스

김광현은 지난 시즌 어깨부상의 여파로 4승(6패)에 그쳤다. 플레이오프에서 자신감이 다소 떨어진 모습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이 감독은 “올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마음이 다급할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 감독의 처방은 간단하다. 김광현에게 에이스의 자부심을 심어주는 것이다.

이 감독은 김광현에게 “너는 경기에 나가지 않아도, 부상을 당해도, 어떤 경우에도 우리 팀의 에이스다. 그러니 인내심을 가지고, 최대한 천천히 몸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최근 새도피칭을 시작한 김광현은 2월 1일부터 캐치볼을 시작한다. 이 감독은 “ 나부터 광현이에 대해서는 욕심을 버리겠다. 다행히 광현이가 최근 얼굴이 밝고, 잘 웃어서 예감이 좋다”고 덧붙였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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