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발표 직전 합의 파기 “넥센 투수 몸상태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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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7일 07시 00분


팬들 “손해보는 거래 안된다” 구단 압박
선감독 “희섭 언제든 돌아와” 포용 의지

▲ 트레이드 불발로 최희섭의 입장에선 KIA로 돌아가기가 더 버거운 상황이 됐다. 떠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실제로 트레이드가 
성사 직전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다시 팀에 들어간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더 힘든 결심이 필요하다.스포츠동아DB
▲ 트레이드 불발로 최희섭의 입장에선 KIA로 돌아가기가 더 버거운 상황이 됐다. 떠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실제로 트레이드가 성사 직전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다시 팀에 들어간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더 힘든 결심이 필요하다.스포츠동아DB
KIA 최희섭 트레이드 불발 막전막후

15일 KIA와 넥센은 16일 오전 9시 최희섭의 트레이드를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약속시간을 조금 앞두고 KIA는 “잠시 기다려 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잠시 후 숨가쁘게 달려왔던 트레이드 협상은 없던 일이 됐다.

물밑에서 진행됐던 트레이드는 수면위로 올라오는 동시에 큰 주목을 받았다. 그만큼 당사자가 느끼는 부담감과 진행상의 어려움이 컸다. KIA의 첫 소집훈련이 있던 8일부터 15일까지 정확히 1주일간 KIA 구단과 최희섭, 그리고 선동열 감독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팀 전력과 선수 장래를 함께 생각한 KIA의 노력


KIA는 여러 가지 부담과 손해를 감수하고 이번 트레이드를 진행해왔다. 구단 최고 실무책임자인 김조호 단장까지 직접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스프링캠프 출발일인 15일은 프런트가 최희섭을 이해하고 기다려 줄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다. 그리고 그 이전에 트레이드가 성사될 수 있는지 각 팀과 카드를 조율했다.

프런트는 새로운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구성돼 새롭게 시작하는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모든 것을 깔끔히 마무리하고 싶은 의지가 컸다. 당장 눈에 보이는 전력손실이 있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올해 팀이 좋은 성적을 올리는데 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김조호 단장은 “선수의 앞날과 최상의 전력을 만들어야한다는 구단의 목표를 함께 생각했다. 그러나 비난 여론 등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는 트레이드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레이드는 발표 직전 무산됐다. 그동안 일부 팬들의 표적이었던 최희섭이 막상 팀을 떠날 수도 있는 상황이 되자 비난 여론은 방향을 바꿨다. ‘납득할 만한 카드가 아니면 보내서는 안 된다’는 항의가 구단에 쏟아졌다.

그리고 발표가 임박한 시점에서 KIA는 트레이드 대상이었던 넥센 선수가 부상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단순히 전력보강을 위한 트레이드였다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위험성이었지만 이번 건에서는 매우 큰 부담감이었다.

○훈련 참가하고 싶었던 최희섭, 품고 싶었던 선동열

최희섭도 훈련에 합류하고 싶었다. 그러나 가족까지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무책임한 여론의 공격은 큰 상처를 남겼다.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대신 최희섭은 구단 프런트와 만나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15일까지 시간을 갖기로 했다. 그 사이 트레이드는 수면위로 떠올랐고 공교롭게 15일 이적이 합의됐었다.

선동열 감독은 15일 출국하며 “최희섭이 없으면 없는 대로 팀을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 감독은 사실 끝까지 최희섭을 기다렸다. 혹시 트레이드로 팀을 떠난다고 해도 훈련 합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KIA 관계자는 “선 감독은 최희섭이 당장 훈련을 할 수 없는 몸 상태라도 괜찮으니 일단 애리조나행 비행기에 함께 오르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모든 것을 떠나 선수의 장래를 위해 품었다가, 끝까지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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