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술 “자유투 ‘에어볼’ 오히려 약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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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3일 07시 00분


김태술 .스포츠동아DB
김태술 .스포츠동아DB
손에 땀 너무 많이 묻혀 “아차…”
동부전 패배 더 큰 아쉬움 남아
“KGC 전화위복 계기로 삼을 것”

“어이없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했다”며 “좋은 약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남자프로농구 2위 안양 KGC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은 “우리 팀에서 정규시즌 MVP 후보를 꼽는다면 오세근보다 김태술이다. 이 정도로 잘 해 줄지 몰랐다”며 포인트가드 김태술(28·사진) 덕분에 선두권에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전체 1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은 김태술은 2007∼2008시즌 SK에서 신인왕을 차지한 뒤 다음시즌까지 SK에서 활약하다 2009년 4월 KGC로 트레이드됐고, 곧바로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한 후 작년 9월 제대했다. 2년간의 복무기간 동안 홀로 안양실내체육관에 나와 땀을 흘렸고, 그 땀은 실전 공백에 대한 우려를 딛고 이번 시즌 초반부터 맹위를 떨치는 KGC의 원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감독이 “강동희, 이상민 등 특급 가드 계보를 잇는 선수가 돼가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그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한국 프로농구를 이끌 가드로 성장하고 있는 그는 선두 원주 동부와 맞붙은 1일, 홈 만원관중 앞에서 자유투를 쏘다 ‘에어볼’을 만들고 말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농구볼을 잡은 이후 자유투를 던져 링도 맞히지 못한 건 처음. 김태술은 2일 “평소 손에 땀이 별로 없어 다른 선수들 몸을 만져 땀을 묻히고 자유투를 던지는데, 너무 많이 묻혔는지 던지는 순간 아차 싶었다”면서 “그래도 에어볼은 안될 줄 알았는데….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고 자책했다. “그보다도 1승이 간절한 순간, 팀에 큰 보탬이 못 됐다는 게 정말 아쉽다”고 덧붙였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그 실수를 보약으로 만들 수 있느냐, 아니냐가 중요하다. 김태술은 “올시즌 좋은 선수들과 함께 뛸 수 있어 기쁘다. 패배가 개인적으로나 팀에게 약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투 에어볼’은 그에게 잊지 못할 순간이자, 쓴 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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