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툭 그물에 팍’ 박싱데이男 박지성 1골-1도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8일 03시 00분


맨유, 선두 맨시티와 승점 동률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국내 축구팬들에게 기쁜 연말 선물을 전했다.

박지성은 27일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위건과의 안방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해 5-0 완승을 주도했다. 현지 시간 성탄절 다음 날로 불우이웃에게 선물과 기부를 하며 축하하는 박싱데이(Boxing Day)에 열린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려 더 뜻깊었다. 박지성은 2005년 맨유 유니폼을 입은 뒤 2008년을 제외하고는 박싱데이에 모두 출전했다.

박지성은 8월 29일 아스널과의 정규리그 3라운드 경기(8-2 맨유 승)에서 시즌 첫 골을 뽑아낸 뒤 4개월 만에 2호 골을 신고했다. 10월 26일 올더숏타운과의 칼링컵 16강전(3-0 맨유 승)에서 시즌 4호 도움을 올린 이후 약 두 달 만의 공격 포인트다.

박지성은 전반 8분 파트리스 에브라가 페널티 지역 왼쪽 측면에서 낮게 차준 패스를 골대 정면에서 살짝 방향을 바꾸는 재치 있는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뽑았다. 4-0으로 앞서던 후반 32분엔 전방으로 쇄도하다 상대 태클로 페널티킥을 얻었고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침착하게 성공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페널티킥을 얻어 키커가 성공하면 도움으로 인정된다.

박지성의 활약에 맨유는 5연승을 달리며 승점 45로 이날 웨스트브로미치와 0-0으로 비긴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에 승점은 같고 득실 차에서 5포인트 뒤진 2위를 기록하며 선두 탈환의 기반을 다졌다. 향후 일정도 맨유에 유리하게 잡혔다. TV 중계 관계로 맨유는 31일 블랙번과 홈경기를 치른 뒤 내년 1월 5일 뉴캐슬과 방문경기를 한다. 현지 시간으로 나흘을 쉰다. 하지만 맨시티는 1월 2일 선덜랜드와 방문경기를 치른 뒤 이틀 만인 4일 리버풀과 홈경기를 해야 한다. 로베르토 만치니 맨시티 감독은 “어떻게 이렇게 일정을 짤 수 있느냐”며 “크리스마스를 맞아 TV 중계로 맨유는 이득을 얻었고 맨시티는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시즌은 길다. 새해 우리가 선두로 나서거나 공동 선두만 유지해도 이번 시즌은 우리가 다시 타이틀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맨유는 2연패와 통산 20번째 리그 타이틀에 도전한다.

박지성은 “맨시티를 제치고 선두로 나서는 것이 목표다. 에브라가 득점하도록 패스를 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폐가 여러 개인 것처럼 박지성이 위건의 수비진을 흔들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박지성은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올해를 빛낸 스포츠 스타 조사에서 57.6%의 지지로 55.9%를 얻은 ‘피겨여왕’ 김연아(21·고려대)를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2005년 이후 6년 만에 1위의 영예를 안았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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