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Y포 전설 잊어라”…LC포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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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7일 07시 00분


이승엽. 스포츠동아DB
이승엽. 스포츠동아DB
승엽·준혁, 1998년 65홈런·191타점 합작
승엽 기술+형우 파워…내년시즌 폭풍 예고


삼성이 이승엽의 가세로 또 한번 최강의 좌타 중심타선을 구축한다. 이승엽-양준혁의 ‘LY포’가 이승엽-최형우의 ‘LC포’로 되살아난다. 1998년 12월 양준혁의 해태 이적 이후 4번에 마해영, 심정수로 대표되는 오른손 거포들이 주로 포진하면서 막강 왼손 3·4번 듀오도 붕괴됐지만 일본으로 떠났던 이승엽이 8년 만에 복귀하면서 최형우와 함께 다시 최강 좌타 3·4번 듀오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승엽이 1년간 총액 11억원(연봉 8억원·옵션 3억원)에 삼성과 계약한 5일,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을 3번, 최형우를 4번에 기용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승엽이 최근 수년간 일본무대에서 하향세를 보이긴 했지만 내년 시즌 심적으로 안정된 가운데 3번에 고정되면 전성기만큼은 아니어도 충분히 3번타자의 몫을 해주리란 믿음의 표현이다. 4번에는 올시즌 홈런(30개)·타점(118개)·장타율(0.617)의 3관왕을 차지하며 ‘포스트 이대호’의 선두주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최형우가 버티고 있는 만큼 이승엽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복선처럼 깔린 구상이다.

3번 이승엽-4번 양준혁이 마지막으로 가동된 1998년 두 타자는 상대 투수들에게는 한마디로 ‘재앙’이나 다름없는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승엽이 126경기에서 타율 0.306(8위), 38홈런(2위), 102타점(2위)을 올렸고, 양준혁은 126경기에서 타율 0.342(1위), 27홈런(5위), 89타점(공동 5위)을 기록했다. 양준혁은 해태(1999년)와 LG(2000∼2001년)를 거쳐 2002년 삼성으로 복귀했지만 4번 자리는 마해영의 차지였고, 이승엽은 56개의 단일시즌 최다홈런 아시아신기록을 쏘아 올린 2003년 말 일본으로 건너갔다. 양준혁이 지난해를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가운데 8년 만에 돌아온 이승엽이 내년에는 최형우와 3·4번으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1976년생 이승엽과 1983년생 최형우의 나이차는 일곱 살. 최형우는 2002년 삼성에 입단했지만 방출과 경찰청 입대, 재입단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2008년부터 삼성의 4번타자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이승엽과는 분명히 다른 굴곡진 경력을 쌓아왔지만 올시즌 보여준 대로 장타력과 클러치 능력 면에서 최고의 타자로 성장했다. 절정기를 지난 대신 경험이 쌓인 이승엽이 멘토처럼 앞에서 끌어준다면 최형우의 능력치는 한 단계 더 향상될 수도 있다. 내년 시즌 이승엽의 기술과 연륜, 최형우의 파워와 패기가 최강의 좌타 3·4번으로 조화를 이룰 경우 최근 몇 년간 되풀이된 삼성의 중심타선 체증 또한 쑥 내려갈 수 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트위터 @jace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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