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율화의 더 팬] “오물 투척 관중은 1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한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2월 2일 07시 00분


최근 모 방송사의 시트콤에서 야구와 관련한 사건을 패러디했다. 6월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와 SK의 경기인데, 9회말에 SK 박정권의 2루타성 타구를 KIA 이종범이 노련한 펜스플레이로 처리하는 순간 외야에서 맥주 캔이 날아와 그라운드에 떨어진 장면이었다. 다행히 맥주 캔은 이종범을 맞지 않고 빗나갔지만 자칫 하다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사건 당시 이종범은 외야의 관중과 설전을 벌였고, 그후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사과했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도리어 이종범에게 경고를 줬다. 그리고 끝이다. 누구도 그 맥주 캔을 누가 던졌는지 알지 못하고 처벌을 받은 바도 없다. 돌이켜보니 우리는 김응룡 감독에게 참외를 던진 관중도, 호세에게 라면을 던진 야구팬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 아주 가볍게나마 처벌을 받았다는 소식도 들은 바가 없다.

야구장의 선수들에게 오물을 투척하는 이들에게 어떤 법의 잣대를 들이댈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형량이 상당히 무겁다. 현행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은 ‘흉기 등 기타 위험한 물건으로 사람의 신체에 대해 폭행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폭행은 반드시 신체에 대한 직접적인 접촉을 요건으로 하는 것이 아니며 사람을 향해 물건을 던져 명중이 되지 않은 경우에도 해당한다. 맥주 캔이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느냐고 의문을 가질 수 있겠지만, 당연히 위험한 물건이다. 우리 법원은 마요네즈 병도 위험한 물건으로 본다.

물론 이 같은 사태에 법이 일일이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경기장은 선수와 구단 및 관중의 자율이 최대한 존중받아야 마땅한 장소이니 말이다. 하지만 신성한 그라운드를 모욕하고 선수들을 치명적인 위험에 빠뜨리는 관중의 자율까지 보장해야 할까? 메이저리그의 경우 오물 투척이 발생하면 어떻게든 비디오 분석을 통해 범인을 색출해 잡아낸 다음 법의 심판을 받게 한다고 한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해당 관중을 알아내어 즉시 퇴장시킨 다음 야구장에 출입을 금지시키는 정도의 자구책은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의 구단이나 KBO가 사건을 빨리 덮는 데만 급급하며 모든 책임을 선수들에게 미루고 무마하는 동안, 야구장은 추억이 아닌 추태의 장소로 변질되어 갈지 모르니 말이다.

여성 열혈 야구팬 구율화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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