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슬 못들은 척 하다 기습 킥…곽태휘 프리킥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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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일 07시 00분


울산 곽태휘가 골을 터트린 후 세레모니를 펼치고 있다. 울산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울산 곽태휘가 골을 터트린 후 세레모니를 펼치고 있다. 울산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전북-울산 챔프1차전 뒷담화

챔프전 다운 명승부였다.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는 90분 동안 멋진 플레이를 펼쳐 승패를 떠나 큰 박수를 받았다. 격전 뒤에 숨은 후일담을 소개한다.

훈련때 성공률 100% “프리킥 태휘가 차”

●…울산 곽태휘(사진)는 그림 같은 프리킥 골로 주목을 받았다. 수비수가 직접 프리킥 골을 넣는 것은 보기 드문 일. 사실 곽태휘는 준비된 키커였다. 울산 김호곤 감독은 1차전 이틀 전 훈련 때 곽태휘에게 프리킥 연습을 지시했다. 고창현의 부상으로 오른발 키커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 그런데 곽태휘가 프리킥 4개를 모두 골문에 꽂아 넣었다. 이를 본 김 감독은 “16m 이상 거리에서는 무조건 태휘가 프리킥을 차라”고 말했다. 전북 전에서 실제 프리킥이 주어지자 곽태휘는 힐끗 벤치를 바라봤고 김 감독은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대로 곽태휘가 차라는 뜻이었다. 이것이 적중했다.

최재수와 상의하는 척…전북 당했네

●…곽태휘의 프리킥에는 또 다른 비밀이 있다. 곽태휘의 프리킥에 대해 전북 선수들은 주심이 휘슬을 불기 전에 찼다며 항의했다. 그러나 주심은 휘슬을 불었다. 중계화면을 보면 분명하게 휘슬 소리가 들린다. 울산 최재수와 고슬기, 곽태휘는 주심의 휘슬을 듣고도 뭔가 상의하는 척 하면서 전북 선수들의 시선을 끌었다. 마치 휘슬이 울리기 전인 것처럼 페인트를 썼다. 그리고 전북 선수들이 방심한 사이 기습적인 킥이 이어졌다. 전북 골키퍼 김민식은 경기 후 “킥이 너무 좋았다. 만약 알았어도 막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고 인정했다.

김영광 GK 낙점 하고도 말 아껴…왜?

●…울산 김호곤 감독은 포항과 PO를 마친 뒤 챔프전 때 김영광과 김승규 중 누구를 투입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GK 코치와 좀 더 상의해보고 결정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주전은 김영광이지만 김승규가 PO 때 워낙 인상적인 선방을 보여 고민해 보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실은 김영광으로 일찌감치 낙점을 해 놨었다. 둘에게 끝까지 자극을 주기 위해 공개하지 않았을 뿐. 김영광은 챔프전 1차전 때 아쉽게도 에닝요의 PK를 막지 못했다. 그러나 이는 김영광이 못한 게 아니라 에닝요가 워낙 잘 찬 것이었다. 김 감독은 챔프전 2차전 때도 변함없이 김영광에게 골문을 맡길 작정이다.

울산|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 @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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