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진 위원의 챔프 1차전 Q&A]집요한 중앙공격에 울산 방패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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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일 07시 00분


전북 이동국(가운데)이 30일 울산과의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상대 수비수를 앞에 두고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울산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전북 이동국(가운데)이 30일 울산과의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상대 수비수를 앞에 두고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울산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전북 vs 울산

전북 중앙공격에 울산수비 실수 연발
1-1서 선택한 최강희 교체카드 적중
김신욱 체력고갈…울산 장점 못살려


전북 현대가 2011 K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먼저 웃었다. 전북은 30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원정 경기에서 후반 34분 터진 에닝요의 결승골로 2-1로 승리했다. 2차전은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다. 1차전 현장을 찾은 이영진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전 대구FC 감독)을 통해 경기 분석을 문답 풀이로 정리했다.

Q : 승부의 분수령은 어디였나.
A :
후반 중반 1-1에서 전북은 공격수들을 교체로 기용하면서 이기고자하는 의지를 표출했다. 반면 울산은 어렵게 동점골을 뽑았지만 경기 페이스를 끌어오지 못했다. 울산이 동점골을 넣은 이후 좀 더 공격적으로 나왔더라면 경기 결과가 전혀 달라질 수 있었다고 본다. 결국 이러한 차이에서 승부가 갈렸다. 전북 에닝요는 상대 수비수의 실수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을 선보였다. 벤치의 결단과 의지력이 전북이 원정에서 귀중한 1승을 거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Q : 수중전이 됐는데 어떤 팀에 더 유리하게 작용했나.
A :
비가 내려 그라운드가 많이 젖어있었는데 전북이 좀 더 유리하다고 봤다. 기술이 좋고, 순간동작이 빠른 공격수들이 있는 전북이 아무래도 플레이하는데 수월했을 것이다. 반면 체력적으로 부담을 갖고 있는 울산 선수들은 비로 인해서 좀 더 힘들 수밖에 없었다. 이런 환경에서 경기를 할 때는 실수를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실수 안 하고 안정된 운영을 해야 한다. 전북의 2번째 골의 경우 울산 수비수의 실수였다. 볼을 더 확실하게 걷어냈어야 한다. 울산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경기였다.

Q : 울산이 용병 루시오를 선발로 내세웠다. 어떤 변화가 보였나.
A :
울산은 루시오를 선발로 투입하면서 좀 더 공격적으로 경기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김신욱, 고슬기, 설기현 등 나머지 공격수들의 몸이 너무 무거워보였다.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보였다. 전반 울산 공격의 효율성이 떨어진 이유는 김신욱을 활용한 플레이가 많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울산이 이전에 치렀던 챔피언십 경기들을 보면 측면을 돌파한 뒤 장신 김신욱의 헤딩에서 이어지는 볼을 통한 공격을 자주 시도했다. 단순하지만 상대 수비가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공격 방법이고, 울산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다. 장점을 극대화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Q : ‘닥공' 전북의 공격력을 평가한다면.
A :
전북이 오늘 유난히 중앙 쪽으로 계속 공략했는데 의도적으로 노리고 나온 듯 보였다. 제공권은 좋지만 순발력이 좋지 않고, 덤비는 스타일인 울산 수비수들의 실수를 많이 유발하려고 한 것 같다. 그 덕분에 페널티킥도 얻어낼 수 있었다. 전북은 후반 일부 공격수들을 교체한 뒤에도 계속해서 울산의 가운데를 두드렸다. 전북의 집요한 중앙 공격이 결국 승리의 요인이 됐다.

Q : 챔프전 2차전 전망은.
A :
원정경기에서 2골을 넣고 승리한 전북이 확실히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울산은 이제 2골차 이상으로 이겨야 우승할 수 있다는 절박함을 갖게 됐다. 울산이 1차전을 패하긴 했지만 아직은 해볼만하다. 전북 중앙 수비수들은 스피드에 약점을 갖고 있다. 울산의 고창현, 이진호 같은 공격수들이 오늘 경기에 교체멤버에도 들지 않았는데 이들이 만약 출전할 수 있다면 지친 울산 공격진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울산은 지금까지 체력을 정신력으로 극복해왔다. 오늘 패배로 인해 체력적인 부담이 더 가중될 수 있다. 우승에 대한 절박함을 통해 다시 선수들에게 동기부여하면서 팀을 가다듬어야 한다.

이영진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전 대구FC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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