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냥 선봉” 젊은 사자, 갈기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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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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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미래 정인욱-김상수亞시리즈 우승 의지 불태워

‘삼성의 미래’로 불리는 투수 정인욱(왼쪽)과 유격수 김상수가 24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털 구장에서 훈련에 앞서 다정하게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프로 3년차 입단 동기인 둘은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어 25일 시작되는 아시아시리즈 석권을 다짐했다. 타이중=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삼성의 미래’로 불리는 투수 정인욱(왼쪽)과 유격수 김상수가 24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털 구장에서 훈련에 앞서 다정하게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프로 3년차 입단 동기인 둘은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어 25일 시작되는 아시아시리즈 석권을 다짐했다. 타이중=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만남 1.

2008년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 결승. 대구고 에이스 정인욱은 당시 고교 최고 타자로 평가받던 경북고 김상수만 나오면 감독의 고의볼넷 지시 때문에 정면승부를 할 수 없었다. 정인욱은 대구고의 2-1 승리를 이끌며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하지만 ‘김상수를 피해갔다’는 마음의 짐을 간직해야 했다.

#만남 2.

2009시즌 프로야구 드래프트. 정인욱과 김상수는 나란히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김상수는 1차에, 정인욱은 2차 3라운드에 지명됐다. 어색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둘은 단짝이 됐다. 서로 정면 대결할 운명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프로 3년차 정인욱과 김상수는 올 시즌 투타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정인욱은 SK와의 한국시리즈 때 류중일 감독으로부터 “오승환 다음으로 공이 좋다”는 칭찬을 들었다. 김상수는 류중일-박진만의 계보를 이을 대형 유격수 후보로 평가받았다.

삼성은 아시아 시리즈에 외국인 투수 2명과 안지만 등 주축 선수들이 빠졌다. 그래도 목표는 여전히 우승이다. 삼성이 우승컵을 거머쥐기 위한 키 플레이어는 바로 정인욱과 김상수다. 이들은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아기 사자’다. 둘을 24일 대만 타이중에서 만났다.

둘은 서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김상수는 “수비할 때 마운드에 서 있는 인욱이를 보면 오승환 선배 못지않게 자신감이 넘친다. 그 배짱이 부럽다”고 말했다. 정인욱은 “상수는 포지션이 다른데도 알 수 없는 자극을 주는 친구다. 기복 없이 꾸준히 잘하는 점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이들에게 아시아시리즈는 성인이 된 뒤 첫 국제무대다. 그래서 각오도 남다르다. 김상수는 “중학생 때 아시아시리즈에서 뛰는 박진만 선배를 보며 이 무대를 꿈꿨다. 무척 설렌다”고 했다. 정인욱 역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뒤 일본 오키나와에서 아시아시리즈를 대비해 열심히 훈련했다. 방에 들어오면 바로 곯아떨어질 정도였다”고 했다.

둘은 이번 대회 한일전에서 필승을 다짐했다. 김상수는 “저팬시리즈 우승팀과 한판 승부를 한다니 흥분된다. 그동안 한국 타자들을 괴롭힌 스기우치 도시야랑 맞붙고 싶었는데 이번에 출전하지 않는다니 아쉽다”고 했다. 정인욱은 “올해 스프링캠프 때 니혼햄과 경기한 적이 있는데 타자들이 공을 맞히는 기술이 탁월했다. 타순 전체가 ‘커트의 달인’ 이용규(KIA) 선배 같았다”며 일본 팀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김상수는 아시아시리즈에서 주전 유격수를 맡는다. 정인욱은 한국시리즈 때처럼 롱 릴리프다. 류 감독의 표현대로라면 선발 투수가 안 좋으면 바로 투입되는 ‘1+1 선발’ 역할이다. 정인욱은 “감독님께 일본전 선발을 하고 싶다고 졸랐는데 안 되더라. 그래도 선배들을 떠받치는 보직을 맡게 돼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둘의 꿈은 오랫동안 삼성에서 많은 우승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들은 “올해 삼성의 간판 투수와 타자는 오승환-최형우 선배라고 한다. 5년 안에 우리가 그만큼 성장해 삼성의 우승을 이끌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정상(정인욱-김상수의 약자) 듀오의 도전은 25일 호주 퍼스전부터 시작된다. 삼성은 장원삼이 선발로 나선다.

타이중=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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