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 감독대행 첫 승은 ‘역전 드라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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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KT에 줄곧 뒤지다 18초 남기고 87-83 뒤집어

“면접을 봐서 착한 선수들만 뽑은 것 같네요.”

개막 후 2연패를 당한 SK 문경은 감독대행은 20일 경기 시작 전 답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문 감독은 “연습은 정말 독기 있게 하는데 경기 때는 흉내만 내다 끝난다”며 “농구를 여우같이 해야 하는데 마음들이 너무 여리다”고 걱정했다.

이랬던 문경은 감독대행이 각본 없는 드라마를 쓰며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SK는 20일 잠실에서 KT에 87-83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SK는 KT의 조직적인 공격과 수비에 끌려 다니며 경기 초반 이후 4쿼터 막판까지 한 번도 리드를 잡지 못했다. 1쿼터엔 송영진과 찰스 로드(16득점)의 높이에 막혔다. 2쿼터에는 지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박상오(17득점)에게 9득점을 집중 허용하며 36-46으로 리드당했다. 후반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하지만 초보 감독에게 첫 승을 선사하고자 하는 SK 선수들의 투지는 이전 경기와는 달랐다. SK는 54-67로 시작한 4쿼터에 센터 알렉산더 존슨(37득점 13리바운드)의 연속 골밑슛과 김선형(14득점)의 3점포에 힘입어 82-83으로 1점 차까지 추격했다. 18초를 남긴 승부처에서 김선형은 역전 2점슛에 이어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시키며 85-83으로 뒤집었다. 이후 KT의 파울 작전으로 얻은 자유투를 변기훈이 모두 넣어 승기를 굳혔다. 김민수는 KT의 마지막 공격 때 블록슛을 성공시키며 첫 승을 자축했다. 경기 내내 소리를 질러 목이 쉰 채로 인터뷰실에 들어온 문 대행은 “통신 라이벌 KT에 데뷔 첫 승을 거둬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1위 KT는 김도수(19득점)와 박상오(17득점)가 제 몫을 했지만 막판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3패(1승)째를 당했다.

인삼공사는 2연승을 달리며 다크호스의 면모를 되찾았다. 인삼공사는 LG와의 안방 경기에서 38득점 9리바운드를 올린 로드니 화이트의 활약에 힘입어 81-71로 승리했다. 특급 신인 오세근이 가세한 인삼공사는 시즌 전 강호들을 위협할 다크호스로 지목됐지만 개막 후 2연패를 당하며 주춤했다. 오세근은 4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12득점)을 올리며 제 몫을 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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