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무쇠팔’ 떠나던 날, 힘빠진 후배투수들

  • Array
  • 입력 2011년 9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8개팀 모두 두 자릿수 안타… 12홈런 쏟아져

선수들은 경기를 앞두고 묵념을 했다. 간절히 원했던 그라운드로 다시는 돌아올 수 없게 된 ‘마운드의 전설’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을 기리기 위해서였다. 그가 전성기를 누리던 1980년대 중반, 그때는 태어나지 않았던 선수들도 눈을 감았다. 야구를 안다면 누구나 경이로워했을 그 이름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대형 전광판에는 추모의 글이 떴다. 팬들도 고개를 숙였다.

불같은 강속구로 상대 타선을 잠재우던 고인의 모습을 14일 등판한 선발 투수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모든 경기가 난타전이었다. 4개 구장에서 올 시즌 두 번째로 많은 12개의 홈런이 쏟아졌다. 8개 팀 모두 두 자릿수 안타를 때렸다. 그나마 두산을 상대로 6과 3분의 2이닝을 6안타 1실점으로 막은 LG 주키치의 투구가 돋보였다.

대구에서는 만원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인이 선수로 몸담았던 두 팀, 선두 삼성과 2위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삼성은 1회 몸이 덜 풀린 롯데 선발 고원준을 상대로 6점을 뽑아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롯데는 1-8로 뒤진 7회 2점, 8회 2점을 보탰지만 초반에 벌어진 점수 차가 너무 컸다. 13안타를 몰아친 삼성은 통산 3만3000안타(3만3001개)를 채운 첫 번째 팀이 됐다. 삼성 마무리 오승환은 9회 등판해 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20경기 연속 세이브를 기록하며 42세이브째를 올렸다. 삼성은 상대 전적에서 9승 1무 9패로 균형을 맞추며 롯데와의 시즌 최종전을 마쳤다. 롯데 이대호는 역대 3번째로 3년 연속 100타점을 달성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한화는 대전에서 KIA를 18-7로 대파했다. 이 경기에서는 역대 세 번째로 양 팀 선발 타자 전원 안타라는 진기록이 나왔다. 한화는 선발 타자 전원 타점 기록도 추가했다.

3위 SK는 문학에서 넥센을 8-7로 누르고 3연승을 달렸다. 2위 롯데와의 승차는 1경기로 좁혀졌다.

LG는 주키치의 호투와 13안타를 터뜨린 타선의 합작으로 잠실 라이벌 두산을 12-7로 꺾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