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동원, 마음은 부산에…고향팀 롯데 감독이 꿈이었는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9월 15일 07시 00분


■최동원과 롯데의 안타까운 애증 관계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은 지도자로서 고향팀 롯데의 유니폼을 입지는 못했지만 자이언츠 팬들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행복을 선사했던, ‘롯데 자이언츠의 레전드’였다. 그러나 현역 시절 명성과 달리 구단과는 애증의 관계였다.

1983년 롯데에 입단, 이듬해 한국시리즈 4승을 홀로 책임지며 롯데에 첫 우승의 영광을 안겼던 최 전 감독은 1987년까지 매년 10승 이상을 기록하며 롯데 마운드를 굳건히 지키고도 1988년 삼성으로 트레이드 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입단 당시부터 처우 문제로 매년 구단과 대립각을 세운데다, 최 전 감독이 선수회 회장을 맡은 것이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최 전 감독은 트레이드에 강력 반발하다 포스트시즌에 나설 수 있는 엔트리 계약 만료시한(6월 30일)을 앞두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한 채 1990년 쓸쓸히 은퇴하고 말았다.

부산팬들은 최 전 감독이 지도자로서 자이언츠 유니폼을 다시 입길 바랐고, 최 전 감독 역시 고향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꼭 한번 하길 원했지만 개성이 강해 기회는 결국 오지 않았다. 특히 그가 예상 밖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면서 옛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롯데는 한 때 자이언츠를 상징했던 최 전 감독을 기리기 위해 올 시즌내 홈경기 한 게임을 ‘최동원 데이’로 정하고, 영구 결번과 명예 감독 추대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고인을 추모할 예정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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