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3D 인터뷰] 야구에 미친 독종…“한국시리즈 MVP는 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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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31일 07시 00분


엄청난 훈련으로 데뷔 첫해 손목 골절
저돌적 베이스러닝·레이저 송구 일품
“이젠 골든글러브·태극마크 향해 뛴다”

▲ 3할2푼의 타율과 120안타, 12홈런, 70타점. ‘왼손 박정태’라는 별명이 부끄럽지 않은 성적이다. 여전히 성장 중인 롯데 손아섭은 훈련밖에 모르는 독기, 야구를 위해서 이름까지 바꾼 근성, 그리고 공격적인 타격까지 박정태 롯데 2군 감독의 현역시절을 쏙 빼닮았다. 스포츠동아 DB
▲ 3할2푼의 타율과 120안타, 12홈런, 70타점. ‘왼손 박정태’라는 별명이 부끄럽지 않은 성적이다. 여전히 성장 중인 롯데 손아섭은 훈련밖에 모르는 독기, 야구를 위해서 이름까지 바꾼 근성, 그리고 공격적인 타격까지 박정태 롯데 2군 감독의 현역시절을 쏙 빼닮았다. 스포츠동아 DB
○훈련밖에 모르는 독종

2007년 신인때 손아섭은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매일 아침 8시 사직구장에 모여 2군캠프가 열리는 마산으로 출발했다. 손아섭은 1시간 먼저 야구장에 나갔다. 7시부터 1시간 동안 혼자 타격훈련을 했다.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결코 이길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마산훈련을 마치고 사직구장에 돌아오면 오후 6시. 남들은 집으로 돌아갔지만 그는 실내훈련장에서 다시 3시간 동안 타격훈련을 했다. 밤늦게 집에 가면 또 방망이를 들고 아파트 공터로 나갔다. 정말 독하게 훈련했다. 하지만 엄청난 훈련으로 손목에 이상이 생겼다. 타격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1군에서 호출이 왔다. 손목이 아프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2007년 4월 12일 LG전에서 9회말 대타로 나갔다. 초구와 2구를 그냥 지켜본 그는 볼카운트 2-0에서 우규민(현 경찰청)의 3구를 휘둘렀다. “손목에 금이 간 상태였죠. 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서서 삼진 당할 수는 없었어요.” 그 한 번의 스윙으로 오른손 손목이 골절되고 말았다. 프로데뷔 첫해는 그렇게 4경기만에 끝났다.

○나는 손아섭이다

2008년이 끝난 뒤 이름을 바꿨다. 20년 동안 함께 했던 손광민에서 손아섭이 됐다. “야구를 잘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이름을 바꾸고도 야구는 뜻대로 되지 않았다. 부상이 잦았고 장타를 치려는 욕심에 타격밸런스도 무너졌다.

1년 동안 친구 한 번 만나지 않았다. 언젠가 꼭 될 거라는 믿음 하나로 훈련만 했다. “이름을 바꿀 때 1년은 고생할 거라 했어요. 광민과 아섭이 바뀌면서 혼란스럽다구요.” 결국 손아섭은 2010년 0.306으로 생애 첫 3할을 쳤다. 그리고 올해는 더욱 강해졌다.

○도전! 골든 글러브

손아섭의 올해 목표는 타율 0.330과 15홈런, 80타점이다. 지금같은 페이스라면 어렵지 않다. “개인적으로 골든글러브를 받는 게 올해 가장 큰 목표입니다.”올해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경쟁이 치열하다. 홈런선두 최형우(삼성), 타격 1위 이용규(KIA)를 비롯해 두산 김현수, LG 이병규와 동료 전준우 등이 경쟁자다.

손아섭은 외야수 가운데 최고의 송구능력을 자랑한다. 올해 손아섭이 기록한 보살은 무려 17개다. 2위 전준우(10개)를 훨씬 앞지른다. 심성보(쌍방울,1998년)가 세운 역대 외야수 최다보살 20개를 돌파할 수도 있다.

○온 힘을 다해 1루로 뛴다

올시즌 내야안타를 가장 많이 때린 선수는 손아섭이다. 20개로 LG 이대형과 같다. 지난해는 내야안타 17개를 기록했다. 손아섭은 타격을 한 이후 가장 열심히 뛰는 선수다. 은퇴한 양준혁처럼 그는 치고 나면 1루까지 항상 온 힘을 다해 뛴다. “몸에 배인 습관이죠. 은퇴할 때까지 온 힘을 다해 1루로 뛸 겁니다.” 손아섭은 발이 빠르다. 로이스터 감독 시절에는 ‘내 발이 빠르다는 걸 감독이 모른다’고 한 적도 있다. 그는 조만간 30도루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태극마크 달고 WBC에 나가는 것

손아섭은 꿈이 많다. 당장 올해는 한국시리즈 우승과 MVP가 되고 싶다. 내년에는 수위타자와 최다안타 1위가 목표다. 그리고나서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가장 큰 꿈이다. 2013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고 뛰고 싶다.

“올해도 잘해야 하지만 내년에는 더 잘해야죠. 그러면 태극마크를 달 수 있지 않을까요?” 손아섭은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선수다. 타격도 좋고 저돌적인 베이스러닝도 일품이다. 그가 보여주는 놀라운 송구는 또 하나의 볼거리다. 거기다 가장 큰 매력 하나. 지금도 잘하지만 손아섭은 지금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다.

롯데 손아섭은 프로야구에서 가장 공격적인 타자다. 그는 타석에서 기다리지 않는다. 어떤 투수를 만나도 초구부터 적극적인 스윙으로 안타를 만들어낸다. 투스트라이크 이전 타율이 무려 0.437이나 된다. 특히 올해는 찬스에서 강하다. 득점권에서 가장 많은 42개의 안타를 때렸고 득점권 타율은 0.341이다. 손아섭은 29일 현재 타율 0.320, 120안타, 12홈런, 7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과 홈런, 타점은 모두 데뷔후 최고의 성적이다.

손아섭은 근성과 파이팅으로 똘똘 뭉친 타자다. 어쩌면 손아섭은 박정태 롯데 2군감독을 닮았다. 그렇다고 해도 손아섭은 완성된 선수가 아니다. 아직은 거칠고, 또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도 적지 않다. 그래서 더 매력이 있는 선수가 바로 손아섭이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WHO 손아섭?

▲생년월일=1988년 3월 18일 ▲출신교=양정초∼개성중∼부산고 ▲키·몸무게=175cm·86kg(우투좌타) ▲프로입단=2007년 롯데 2차 4순위(전체 29번) ▲2011년 성적(29일 현재)=95경기 타율 0.320(375타수 120안타), 12홈런, 70타점, 12도루 ▲2011년 연봉=8000만원

롯데 양승호 감독. 스포츠동아DB
롯데 양승호 감독. 스포츠동아DB

양승호 감독이 말하는 손아섭

“근성 대단해…2S 이후도 강해야”

○근성이 있고 성실한 선수=스프링캠프에서 내기를 했다. 타율 0.315, 60타점이 기준인데 벌써 돌파했다. 손아섭은 근성이 있고 성실하다.

○투스트라이크 이후에도 강해야 한다=초구,2구에 강한 반면 투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약하다. 좋은 타자는 투스트라이크 이후에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손아섭의 적극성에 냉철함까지 보태지면 매년 수위타자 후보가 될 것이다.

○롯데의 중심이다=타격뿐만 아니라 우익수로서도 대성공을 거뒀다. 한마디로 야구밖에 모르는 선수다. 실력도 있고 젊다. 롯데 야구의 중심이다.
롯데 타격코치 김무관(왼쪽). 스포츠동아DB
롯데 타격코치 김무관(왼쪽). 스포츠동아DB

김무관 코치가 말하는 손아섭

“투수와 기싸움·배트 스피드 최고”

○공격적인 자세가 좋다=타석에 서면 어떤 타자보다 더 적극적이다. 타격코치 입장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이다. 투수와의 기싸움에서 아섭이는 절대 지지 않는다.

○배트 스피드는 국내 최고=아섭이는 스윙이 빠르고 간결하다. 배트 스피드만 놓고 보면 국내 최고다. 수준급의 컨택트 능력도 갖고 있다. 특별히 노려치지 않아도 안타를 양산하는 이유다.

○지금은 장점만으로 충분하다=단점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장점만으로도 충분하다. 단점보완도 필요하지만 장점을 더 키워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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