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툭하면 한미야구 문화충돌…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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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6일 07시 00분


넥센 알드리지. 스포츠동아DB
넥센 알드리지. 스포츠동아DB
“점수 내주자 선발투수 덕아웃서 퇴장
구원투수 무시한 프로답지 못한 행동”
용병 알드리지 ‘야구 에티켓 언급’ 글
토종들 “잘잘못 따질 일 아냐” 입장차


14일 대구 KIA-삼성전. 삼성의 5회말 공격에서 KIA선발 트레비스는 삼성 채태인에게 사구를 허용한 뒤, 언쟁을 벌였다. 2일 잠실 두산전에서 양의지(두산)의 홈런 세리머니를 두고 두산 김민호 코치와 맞붙은데 이어, 최근 2번째 설전이었다.

당시에는 특히 홈런 세리머니에 대한 한미 야구의 문화적인 차이가 충돌의 큰 이유로 거론됐다. 하지만 이번 일의 당사자인 채태인은 미국 야구도 충분히 경험한 선수다. 그는 “트레비스가 욕을 해서 나도 대응을 했을 뿐이다. 문화적 차이와는 무관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한편 14일에는 알드리지(넥센·사진)가 자신의 트위터에 당일 대전 한화전에 등판한 “두산의 선발투수(이용찬)”를 평하며, ‘야구에티켓의 차이’를 언급한 일도 있었다.

○알드리지 ‘두산선발, 프로답지 못했다’

알드리지가 올린 글은 “구원투수가 리드를 뺏기자 선발투수가 덕아웃을 떠났는데, 이것이 프로답지 못하다”는 것이 요지였다. 이어 “130년 넘게 (선발) 투수들은 이닝을 마칠 때까지는 (덕아웃에서) 기다려왔다. 이것이 (팀 또는 구원투수에 대한) 존중”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팬들의 공세가 계속되자, 그는 “이곳(한국)에서는 야구 에티켓이 잘 적용되지 않는 것 같다”고 의견개진을 마무리 했다. 일부 선수들은 알드리지의 주장이 꼭 미국에서만 통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다.

모 구단 선발투수도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내려갔다면, 내가 만든 위기다. 그 이닝을 다 지켜보고 덕아웃에서 나가는 것이 팀과 동료에 대한 예의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선배가 따로 불러서 ‘앞으로 그러지 말라’고 주의를 주는 일도 있다”고 밝혔다.

○두산 모 투수 ‘문제가 될 일 아니다’

하지만 두산 모 투수의 입장은 달랐다. “투수가 주자를 남겨두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상황에서는 자기 스스로에게 화가 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때도 자신이 내보낸 주자에 대해서는 끝까지 보고 덕아웃을 나가라고 선배들에게 배웠다. 이용찬 역시 자기가 내보낸 주자를 끝까지 확인하고 들어갔다. 문제가 될 것이 없고, 잘잘못을 따질 일이 아니다.”

그는 이어 “투수가 언제 덕아웃을 나가도 되는 지는 룰로 규정된 일이 아니다. 사실 마운드를 내려오자마자 아이싱을 바로 하러 가도 무방하다. 이번 일은 시각차이고 문화차이”라고 덧붙였다.

전영희 기자 (트위터@setupman11)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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