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정진혁·경보 김현섭… 金목걸이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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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6일 07시 00분


대구세계육상선수권 D-11…KISS가 꼽은 한국육상 기대주

스물한살 정진혁, 한국마라톤 올 최고 기록
승부근성 좋고 지구력 뛰어나…상위권 기대
경보 김현섭·박칠성 세계 기록과 차이 좁혀
20·50km 홈 이점만 살리면 금메달도 가능


제13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27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대구에서 열린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대거 참가해 기량을 겨룬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번 대회를 위해 한국 육상은 일찌감치 유망주들을 발굴하고 집중 육성해 성장시켜왔다. 여전히 세계와의 격차가 크지만 몇몇 종목에서 급성장하며 메달 획득 혹은 종목 결선 진출 희망이 보이고 있다. 한국 육상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온 체육과학연구원에서 주목하고 있는 선수들을 미리 살펴본다.

○남자 마라톤 정진혁

한국 육상을 대표해온 종목은 마라톤이다. 이번 대회에도 마라톤에 희망을 걸었었다. 하지만 간판스타 지영준(30·코오롱)이 허벅지와 골반 부상 등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다. 대신 정진혁(21·건국대)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선수 올 시즌 최고 기록을 가지고 있다. 올해 3월 열린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9분28초를 기록했다. 정진혁은 지구력이 뛰어나고 승부근성이 좋다. 하지만 부족한 경기 경험과 더운 환경에서 적응력을 얼마나 발휘하느냐가 관건이다. 워낙 승부근성이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어려운 환경에서도 좋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전략을 잘 세워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면 상위권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남자 경보 박칠성- 김현섭

경보는 달리기와 걷기의 중간형태로 달리기에 가까운 걷기운동이다. 경보는 한국 육상에서 불모지나 다름없는 종목이었다. 하지만 다른 나라보다 짧은 기간에 좋은 경기력 수준에 도달하는 기염을 토하며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기대해볼 수 있는 종목이 됐다. 경보 20km와 50km에서 각각 시즌 최고기록을 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박칠성(29·상무)과 김현섭(26·삼성전자)은 세계 기록과도 큰 차이가 없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들은 국내에서의 이점을 충분히 살리고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면 금메달도 가능한 선수들이다. 그동안 훈련도 이민호 국가대표 코치의 지도아래 차질 없이 진행됐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장 많이 발전하고 있는 종목 중 하나다.

○남자세단뛰기 김덕현

김혁 코치의 열의와 김덕현(26·광주시청) 선수의 신뢰감이 어우러져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김덕현은 필드종목에서 유일하게 결승진출 기록과 접근해 있는 선수이며 2011대구국제육상선수권과 아시아시리즈 대회에서도 우승하는 등의 좋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2011년 기록은 자신의 최고기록(7m10cm)은 아니지만 2011시즌 평균기록이 전성기 시기보다 우위를 보여 가능성이 큰 선수이다. 다만 끝까지 다치지 않고 부상에 유의하며 최고로 컨디션 관리가 잘 되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중요하다. 세단은 홉-스텝-점프의 단계를 거쳐 관절에 무리가 크게 가는 종목으로 발목과 무릎 그리고 고관절과 허리에도 부상위험이 높은 종목이다. 따라서 경기시간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끝까지 부상 없는 컨디션 관리가 관건이다.

○여자마라톤 단체전

여자마라톤은 사실상 기대 종목이 아니었다. 그러나 유재성 코치가 대구은행 선수들을 중심으로 열심히 훈련해 온 결과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개인이 아닌 단체전에서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협동심과 노력이 중요하다. 국내코스라는 장점을 살려 최고의 경기력을 이끌면 가능성은 그만큼 커질 수 있다. 선수들의 단체전은 해당 국가 출전 선수 5명 가운데 기록이 가장 좋은 3명의 성적을 합산한다. 정윤희(28·2시간32분09초), 최보라(20·2시간34분13초), 박정숙(31·이상 대구은행·2시간36분11초), 김성은(22·2시간29분27초), 이숙정(20·이상 삼성전자·2시간34분01초)이 출전할 예정이다.

○남자투창 정상진

필드 종목 가운데 투척 종목에서 유일하게 세계 기록과 접근해 있는 종목이 바로 남자 투창이다. 에이스 박재명(30·대구시청)이 기준기록을 통과하지 못해 대회 출전이 불발됐지만 정상진(27·용인시청)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정상진은 박재명보다 기록이 좋지 않지만 최근 꾸준하게 80m 근방에 창을 꽂아주고 있어 이번 대회에서 주목해볼만 하다. 체력이 좋은 정상진은 남자투창에서 박재명의 대를 이을 주자다. 성장 가능성이 큰 선수로 이번 대회에서 깜짝 활약을 기대해볼만하다.

○남자 400m 계주

남자 400m 계주는 준결승만 진출해도 만족일 정도로 세계 기록과는 큰 차이가 난다. 하지만 목표는 사상 첫 결승 진출과 한국 신기록. 이번 대회에서 기대를 거는 이유 중 하나는 계주 팀의 호흡이 좋아지면서 계속해서 기록을 단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호수아(24·인천시청), 김국영(20·안양시청), 임희남(27·광주시청), 김진국(26·안양시청), 전덕영(27·경찰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5월 중국에서 열렸던 아시아그랑프리 1차 대회 2차 레이스에서 여호수아-전덕영-김국영-임희남 순으로 뛰어 32초04의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4명의 주자들은 지난 2년간 꾸준하게 호흡을 이루면서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성봉주 체육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정리 | 최용석 기자 (트위터@gtyong1)gtyong@donga.com

체육과학연구원(KISS)·스포츠동아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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