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분의 1’ 또 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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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도르 1회 못넘기고 3연패

표도르 에밀리아넨코(35·러시아)가 또 졌다. 3연패다. ‘영장류 최강’ ‘60억분의 1 사나이’ 등으로 불리며 2000년부터 10년 넘게 격투기 판을 주름잡았던 표도르는 이제 자신의 은퇴 문제를 놓고 신의 뜻을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표도르는 31일 미국 시카고 시어스센터 아레나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스트라이크포스 댄 헨더슨(41·미국)과의 헤비급 경기에서 1라운드 4분 12초 만에 펀치 TKO패를 당했다. 2월 안토니오 실바(32·브라질)와의 경기에 이은 2경기 연속 TKO패이자 지난해 6월 파브리시우 베우둠(34·브라질)전부터 3경기 연속 패배다. 표도르의 전적은 31승 4패 1무효가 됐다.

이번 패배는 자신보다 7kg 이상 가볍고 여섯 살이나 많은 40대 파이터에게 당한 것이어서 충격이 더 커 보인다.

먼저 기회를 잡은 쪽은 표도르였다. 표도르는 1라운드 중반 이후 헨더슨의 얼굴에 전광석화 같은 펀치를 연달아 적중시키며 다운을 빼앗았다. 표도르는 헨더슨을 눕혀 놓고 펀치를 퍼부어 승리가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레슬링을 기반으로 한 그라운드 기술이 뛰어난 헨더슨은 순식간에 자세를 역전시키며 표도르 위로 올라탔고 펀치를 쏟아 부어 경기를 끝냈다.

표도르는 은퇴 여부를 묻는 장내 아나운서의 질문에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신의 뜻에 달렸다”고 짧게 대답했다. 경기 전 그는 “신이 허락한다면 몇 년 더 뛰고 싶다. 하지만 헨더슨과의 경기 결과에 달렸다”고 말해 패하면 은퇴할 생각임을 내비쳤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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