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베이스볼] ‘돌부처’ 오승환 약점 귀를 보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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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9일 07시 00분


“안타 맞으면 귀 빨개져” 후배 증언
부글부글 끓는 속내 드러날 때 있어


이제 전반기가 각 팀의 마지막 3연전만을 남겨 두고 있어요. 선수들도 야구팬들도 열심히 달리느라 힘들었는데, 잠시 숨을 고를 시기가 왔네요. 그렇게 지겹게 내리던 비도 그치고 어느새 폭염이 찾아온 7월. 하지만 전국의 야구장에서는 여전히 이런저런 일들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어요. 전반기 마지막 롤러코스터 베이스볼이 그 뒷얘기들을 모아 봤어요.

● 돌부처의 귀에 숨겨진 비밀

“아…. 2군에서 갓 올라왔더니 처음 만난 투수가 오승환(삼성)이네요.” 박정준(넥센)의 한숨이에요. 오승환은 한국프로야구에 현존하는 가장 위력적인 투수로 꼽혀요. 그 돌덩이 같은 직구는 알아도 치기가 힘들대요. 현재 0점대 방어율로 당당히 세이브 부문 1위를 달리고 있어요. 공도 워낙 좋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위축되지 않는 그 담대함은 타고난 마무리 투수로 불리는 결정적 이유에요. 오죽하면 별명이 ‘돌부처’겠어요. 하지만 돌부처도 부글부글 끓는 속내가 드러날 때가 있대요. 오승환의 단국대 후배 증언을 들어봤어요. “그 때부터 타자에게 결정적인 안타를 허용하면 귀가 빨개졌어요. 요즘에도 가끔씩 맞을 때 보면 귀가 붉어지던데요….” 하지만 쉽게 알 수는 없대요. 얼굴 표정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니까요. 돌부처의 아킬레스건은 발목 뒤쪽이 아니라 귓불에 있나 봐요. 앞으로 돌부처의 얼굴은 정면 말고, 측면에서도 감상할 필요가 있겠어요. 아주 드물겠지만, 혹시라도 그가 안타를 맞는 순간이 있다면요.

선배들 말 걸면 “예” “아닙니다” 뿐
순둥이 SK 전병두와의 유쾌한 대화

● 거절 못하는 남자 ‘예스맨’ 전병두

SK 전병두는 착해요.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예요. 수줍은 성격 탓에 선배들이 말을 걸면 언제나 돌아오는 대답은 ‘예’와 ‘아닙니다’ 딱 두 가지. 그래서 별명도 ‘아닙니다’예요. 지난주 화요일. LG 조인성이 SK 선수들과 인사하기 위해 덕아웃을 들렀어요. SK 김정준 코치와도 반갑게 인사를 하던 조인성은 벤치에 놓인 글러브를 보고 “이거 누구 거냐? 글러브 좋다”고 말했어요. 그러자 옆에 있던 전병두가 쭈뼛거리더니 글러브를 슬며시 가져가면서 “아닙니다”라고 말했어요. 조인성은 “병두 거였어? 그 글러브 나한테 선물로 주면 안 되겠니?”라고 웃었어요. 전병두는 이날 중간계투로 등판 대기하는 날. 어김없이 그는 “아닙니다”라고 대답했어요. 주위에서 “그냥 선배한테 선물로 줘”라고 하자 전병두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예”라고 대답. SK 다른 선수들이 “오늘 경기 때 쓸 글러브 있냐?”고 말하자 전병두는 다시 “아닙니다”라며 머리를 긁적거렸어요. 조인성은 “아니다. 오늘은 됐고, 목요일 경기 끝나고 주라”며 웃었어요. 그러자 전병두는 모기 목소리로 “예”라고 대답했어요. 조인성은 “됐다. 병두는 진짜 착해”라면서 머리를 쓰다듬었어요. 김정준 코치 “저 친구는 거절을 못해”라고 웃어요. 조인성은 “TV 보니까 ‘거절 못하는 남자’ 그런 코너가 있던데 병두가 나가면 딱이다”며 미소를 지었어요. 이때 전병두의 대답. “아닙니다.” 주변에서 다시 폭소가 터졌어요.

B팀 코치들 전화로 트레이드 요구
“상도의가 없다” A감독이 뿔났어요


● 화가 난 A팀 감독

A 감독이 단단히 화가 났어요. B팀에서 트레이드 갖고 ‘상도의에 어긋난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에요. A감독이 털어놓은 건 이래요. B팀에서 프런트도, 감독도 아닌 코치들이 A팀 코치에게 전화에서 ‘누구 좀 달라’고 하더래요. 이미 오래전에 물 건너간 트레이드이고, 그 때도 ‘되지도 않는 상대 카드’를 언급해 기분이 언짢았는데 근래 들어 또 꺼내더란 거예요. 특히 B팀 코치들이 ‘탐을 내는’ 선수에게 직접 언질을 줘 열심히 뛰고 있는 해당 선수 마음만 싱숭생숭하게 만들었다나 봐요. A감독은 그 선수를 직접 불러 “너를 데려가려면 가장 좋은 불펜 투수를 내놓으라고 B구단에 얘기했다. 넌 우리 팀에서 그 정도 중요한 선수니까, 괜히 동요하지 마라”고 다독였다고 설명하면서 “B팀은 해도 해도 너무하다. 상도의가 없다”고 해요. 이미 수년전에도 C, D구단과 트레이드 마찰을 빚었던 B구단은 올해도 트레이드와 관련해 이런저런 좋지 않은 구설수에 올라 있는데, 제 버릇 남 못 주나 봐요.

전준우 올스타 10 선정 막판 스퍼트
양감독 딸, 친구들 모두 동원했어요


● 전준우 올스타 베스트10 뒤에 양승호 감독 딸 있다?

최근 롯데 양승호 감독은 고교 1학년생인 딸의 전화를 받았어요. “아빠, 전준우 선수에게 꼭 전해 줘. 내가 올스타 되는 데 한 몫 했다고.” 영문을 몰랐던 양 감독이 사연을 물었더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대요. 올스타 투표가 한창이던 때로 시계 바늘을 돌려볼게요. 전준우는 올스타 단골 외야수였던 두산 김현수와 막판까지 치열한 득표 경쟁을 펼쳤어요. 초반에는 좀 뒤처져 있었지만 중반을 넘어서면서 엎치락뒤치락 했죠. 둘 때문에 이스턴리그 외야 부문은 그야말로 ‘격전지’. 투표 마감을 몇 시간 남기고도 승자가 누구인지 가름하기 어려울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양 감독의 딸이 신문을 보고 전준우와 김현수의 경쟁을 알게 된 거예요. 단번에 반 친구들을 모두 동원해서 열띤 투표를 시작했대요. 양 감독은 “자기 혼자 한 것도 아니고 주변 친구들한테 다 시켰다니까. 아빠네 팀 선수인데 올스타전 나가야 된다고 하면서”라고 기분 좋아하더군요. 물론 전준우의 전국구 인기가 그를 올스타로 만들었겠지만, 숨은 조력자의 정성도 톡톡히 보탬이 됐네요. 2008년 2군 올스타전 MVP였던 전준우, 그래서인지 “이번 올스타전에서 최대한 오래 뛰겠다”고 다짐하더군요. MVP 후보들만 오래 뛸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요.

스포츠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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