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육상선수권 100m 허들 정혜림 ‘은빛 질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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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육상선수권서 13초11 기록
이연경 제치고 대구대회 출전권

레이스를 마치고 경기장을 나서는 그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다음 달 27일 개막하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하게 됐다는 기쁨에 겨운 표정이었다.

10일 일본 효고 현 고베 유니버시아드 기념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 허들 결선에서 13초11을 기록해 중국의 쑨야웨이(13초04)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한 정혜림(구미시청). 그는 B기준기록(13초15)을 넘어 라이벌이자 선배인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 이연경(문경시청)을 제치고 세계선수권 출전 자격을 얻었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기준기록 통과자가 없을 경우 아시아경기 챔피언 자격으로 이연경을 출전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혜림이 이날 B기준기록을 넘어 서면서 기준기록이 적용되는 지난해 10월 1일 이후 최고기록이 13초23에 그친 이연경은 출전 자격을 잃었다. 이연경도 이달 안에 대회에 출전해 13초11보다 좋은 기록을 내면 되지만 부상에서 회복 중이라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태다.

정혜림은 여자 허들의 떠오르는 스타다. 부산 토성초교 4학년 때 육상에 입문해 부산 중앙여고 1학년 때 허들로 전향한 그는 지난달 열린 전국선수권대회 여자 100m에서 11초77로 우승할 정도로 스피드가 뛰어나다. 하지만 탄력적인 스피드를 부드러운 허들링(허들 넘는 기술)으로 연결하지 못해 늘 이연경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 지난해부터 허들링을 강화해 5월 종별선수권대회에서 13초13의 종전 한국기록(현 13초F·이연경)을 세우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170cm, 50kg인 정혜림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량을 늘려 파워를 키운다면 곧바로 12초대 진입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문봉기 대표팀 총감독은 “이런 추세로 성장하면 내년 런던 올림픽 결선 진출도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혜림은 “세계선수권에서 12초대로 1라운드를 통과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남자 110m 허들에서는 박태경(광주광역시청)이 13초66으로 전 세계기록 보유자인 중국의 류샹(13초22)과 스둥펑(13초56)에 이어 3위를 했다. 남자 창던지기에서는 박재명(대구광역시청)이 80.19m로 2위. 한국은 9일 최윤희(SH공사)의 여자 장대높이뛰기 동메달(4m)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서 은 2개, 동메달 2개를 따냈다.

고베=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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