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환희]2018 겨울올림픽 열리는 평창-정선-강릉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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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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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대회유치 감동을 성공 에너지로 승화… 7년뒤에도 웃자”

10일 오후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면사무소 주차장에서 평창의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축하하는 ‘면민 한마음잔치’가 열렸다. 행사에 참가한 주민들이 “예스 평창!”을 외치고 있다. 평창=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10일 오후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면사무소 주차장에서 평창의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축하하는 ‘면민 한마음잔치’가 열렸다. 행사에 참가한 주민들이 “예스 평창!”을 외치고 있다. 평창=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10일 오후 5시경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면사무소 주차장. 장맛비가 오는 가운데 밴드의 흥겨운 노래가 울려 퍼지고 돼지고기 바비큐 냄새와 연기가 진동했다. 삼삼오오 모인 주민은 술잔을 부딪치며 목청껏 “예스 평창”을 외친다. 대관령면번영회가 2018 겨울올림픽 평창 유치를 자축하기 위해 마련한 이날의 면민 한마음잔치에는 1000여 명의 주민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평창 승리 소식이 전해진 지 3일이 지났지만 그날의 감동은 여전한 듯 보였다. 대관령면 주민뿐 아니다. 평창 진부면, 정선군, 강릉시 등 올림픽 개최 도시는 평창의 승리를 되새기며 들뜬 주말을 보냈다.

○ ‘평창 승리’의 감동은 계속된다


올림픽유치대표단으로 남아공 더반에 갔다가 8일 귀국한 한주석 씨(51)는 대관령면민 한마음잔치에서 “승리의 순간 나도 모르게 울컥해 울음이 터졌다”며 “하루 종일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 여정이 하나도 피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평창겨울올림픽 주민홍보단장으로 더반에 갈 예정이었지만 출국 직전 건강이 안 좋아 함께 가지 못한 염돈설 대관령면번영회장(55)은 “준비는 다 해놓고 떠나지 못해 아쉬움이 컸지만 평창의 승리로 말끔히 사라졌다”며 “면민 한마음잔치는 그동안의 수고를 서로 격려하고 기쁨을 나누는 것은 물론 이제 7년 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한 새로운 출발의 장”이라고 강조했다.

프리스타일의 모굴과 스노보드 경기 등이 열리는 보광 휘닉스파크가 위치한 봉평면의 석상희 씨(75·여)는 “그토록 간절히 기다리던 올림픽의 꿈이 이뤄지게 됐다”며 “7년 뒤 건강하게 우리 고장에서 열리는 올림픽 경기를 구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관령면번영회는 이날 행사를 위해 바비큐용 돼지 5마리와 술 수십 상자, 각종 음식을 풍성하게 준비했다. 한마음잔치에 참석한 이석래 평창군수는 “평창이 2전 3기의 결실을 이룬 것은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한 군민의 열정 덕분”이라며 “이제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다시 한 번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 강릉과 정선 “7년 동안 행복한 기다림”


빙상종목 경기가 열리는 강릉시는 8일 경포 등 모든 해수욕장이 개장해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주말을 맞았다. 이 때문에 도시 전체가 활기에 차 보였다. 7일 강릉에서는 음식점 다방 목욕탕 숙박업소 미용실 등 올림픽 유치를 축하하는 공짜 및 할인 이벤트가 대대적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유치기원 한마당 행사에 모교인 강릉 문성고 고적대원으로 참가했던 대학생 김혜민 씨(21·여)는 “평창이 승리하는 순간에 느꼈던 전율이 며칠째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올림픽이 열릴 때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반드시 강릉의 경기장을 찾아 우리 대표선수들을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생 홍하늘 군(11)은 “2018 올림픽 때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며 “강릉에서 열리는 올림픽 빙상경기에 구경을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알펜시아리조트를 운영하는 강원도개발공사의 김준희 씨(34)는 “지금의 기쁨이 7년 동안 설렘으로 바뀔 것 같다”며 “우리가 관리하는 시설에 조금의 차질도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키 활강경기장이 들어설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일대 주민은 7일 이후 매일 마을 잔치를 벌이고 있다. 마을 곳곳에는 ‘으하하하! 평창 될 줄 알았어’ 등의 축하 플래카드가 빼곡히 걸려 있다. 주민들은 작은 마을에서 올림픽 경기가 열린다는 기대감에 한껏 들떠 있었다. 7일 발표 당일에도 숙암리 주민 200여 명 중 15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응원전을 펼칠 정도로 유치에 대한 기대가 컸다.

9일 오후 숙암리 주민 중 유일하게 서포터 자격으로 남아공 더반을 다녀온 김권일 씨(43·농업)의 환영회가 옛 숙암분교 운동장에서 열렸다. 전날 밤 도착한 김 씨는 피로가 풀리지 않았지만 더반 현장을 궁금해하는 주민들에게 감격의 순간을 전하느라 바빴다. 김 씨는 “정선군민의 간절한 마음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에게 전달되도록 더반 회의장에서 열띤 장외 응원을 펼쳤다”며 “올림픽 유치 기쁨에 그치지 않고 대회가 훌륭히 치러지도록 마을 주민이 다같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개인택시 운전사인 박덕규 씨(54)는 “앞으로 늘어날 방문객을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며 “정선의 겉모습뿐 아니라 정선아리랑 전설, 사람들의 투박한 정까지 전할 수 있는 가이드 역할까지 하고 싶다”고 말했다.

○ 알펜시아는 벌써 올림픽 관광 명소


평창 유치가 확정된 이후 대관령면 알펜시아리조트 스키점프경기장에는 연일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알펜시아리조트에 따르면 9, 10일 이틀 동안 6000여 명의 관광객이 찾아왔다. 알펜시아의 통제로 경기장 안에는 못 들어가지만 관광객들은 밖에서 경기장을 구경하거나 스키점프대 옆에 설치된 모노레일을 타며 전망을 감상했다. 올림픽 도시 평창은 며칠 사이에 그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실감하고 있다.

한편 11일 강원도민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등 올림픽 유치를 축하하는 행사가 도내 곳곳에서 진행된다. 강원도민의 날은 7월 8일이지만 최문순 강원도지사를 포함한 올림픽유치 대표단의 남아공 더반행으로 3일 늦게 개최된다. 강원도는 이날 오후 2시 강원대 백령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기념식을 올림픽 유치 축하를 겸한 범도민 화합과 축제 행사로 준비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겨울올림픽 경과보고에 이어 ‘평창 유치 확정 감동과 환희의 순간’ 영상물이 상영된다. 도는 각계각층의 2300여 명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평창=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정선=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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