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야니 “대만의 박세리 되고 싶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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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여자오픈서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

“대만의 박세리가 되고 싶다.”

청야니(22)는 7일(현지 시간) 미국 콜로라도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골프장에서 개막한 US여자오픈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세리(34)가 한국 여자 골프의 개척자로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줬듯이 자신도 대만에서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청야니는 사상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리고 있어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박세리는 그런 청야니의 모습이 마치 자신의 옛 모습을 보는 듯해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그는 20대 중반이던 2002년과 2003년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최연소 그랜드슬램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2004년에는 캐리 웹(호주)이 최연소 기록을 달성했던 나이(26세 6개월 3일)보다 많아져 기록을 세울 기회조차 사라졌고 아직도 그랜드슬램은 미완성 상태다.

현지에서 만난 박세리는 “돌이켜보면 메이저대회 우승이라는 게 꼭 실력만 갖고 되는 건 아니다. 특히 어떤 큰 기록을 앞두고 있을 때 부담감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청야니 역시 마음의 짐을 털어버려야 이룰 수 있다. 욕심을 버리고 압박감을 컨트롤할 줄 알아야 한다. US오픈은 특히 의외의 결과가 많은 대회”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우상인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이번과 같은 코스에서 열렸던 1995년 US여자오픈에서 메이저 첫 승을 거뒀기에 더욱 주목받고 있는 청야니는 “우승을 향한 높은 기대감보다는 평소대로 한다는 태도가 바람직할 것 같다”며 조심스러워했다.

청야니는 통산 8승 가운데 4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장식한 강심장으로도 유명하다. 올 시즌 청야니는 270야드가 넘는 장타뿐 아니라 아이언 샷과 퍼트의 정확도까지 향상돼 어떤 코스에서도 두려움이 없어 보인다.

박세리 역시 미국 LPGA투어 신인이던 1998년 메이저 타이틀을 2개나 차지하며 데뷔 시즌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맨발 투혼과 19개 홀 연장 승부로 유명했던 US여자오픈이었다. 박세리는 “청야니를 보면 자신의 플레이가 최고라는 믿음이 커 보인다. 이런 믿음이 강하다 보니 운까지 따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콜로라도스프링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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