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평창! 새로운 지평을 열다] 대한민국 동계올림픽 75년 도전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7월 8일 07시 00분


1936년 일장기 달고 첫 출전…56년간 노메달
쇼트트랙 빙속 피겨 등 겨울스포츠 강국 우뚝

1992년 김기훈 쇼트트랙서 첫 금메달
2010년 모태범 등 빙속 전성시대 열어
‘피겨여왕’ 김연아 탄생 최고 업적으로

강원도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것은 한국의 동계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쾌거다. 일장기를 달고 동계올림픽에 참가했던 아픔의 역사를 뛰어넘어, 이제 당당히 세계 동계 스포츠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75년 간 이어져온 한국의 동계올림픽 도전사를 정리했다.

● 일장기 달고 출전했던 1936년

한국이 동계올림픽에 처음으로 출전한 것은 1948년 생 모리츠 대회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시절까지 포함한다면, 도전의 시작은 1936년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대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본의 스피드스케이팅대표 6명 중에는 3명의 조선인이 포함돼 있었다. 김정연과 이성덕, 장우식이 그 주인공이다. 당시 일본 메이지대 학생이던 김정연은 1만m에서 18분2초7의 일본신기록을 작성하며 아시아 스피드스케이팅의 1인자로 우뚝 섰다. 하지만 동계올림픽 순위는 12위로, 메달권과 거리가 멀었다.

● 1970∼80년대, 이영하-배기태의 메달 도전

1972년 삿포로동계올림픽. 북한의 한필화는 여자스피드스케이팅 3000m에서 2위, 1500m에서 3위를 차지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백인이외의 스케이터가 최초로 동계올림픽 시상대에 선 순간이었다. 이 사건은 한국빙상에도 큰 자극이 됐다. 이후 한국빙상에는 이영하라는 ‘샛별’이 탄생한다. 그는 경희고 3학년이던 1976년,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3000·5000m 1위를 차지하며 ‘빙속의 전설’ 에릭 하이든(미국·1980레이크플래시드동계올림픽 5관왕)을 제치고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정작 동계올림픽 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1976인스브루크·1980레이크플래시드 대회 남자스피드스케이팅 5000m와 1500m에서 11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이후 한국빙속의 1인자 계보는 배기태로 이어진다. 배기태는 1988년 캘거리대회 남자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5위에 오르며, 당시까지 한국의 동계올림픽 출전사상 메달권에 가장 근접한 성적을 냈다.

● 쇼트트랙, 김기훈·전이경 등 다관왕 배출

한국의 동계올림픽 첫 금메달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쇼트트랙)이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나왔다. 한국은 김기훈이 남자쇼트트랙 1000m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데 이어, 남자쇼트트랙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쇼트트랙은 김기훈 이후에도 전이경(1994릴레함메르대회·1998나가노대회) 등의 올림픽 2관왕을 배출했다. 한국 동·하계올림픽 출전사상 2개 대회 연속 2관왕에 오른 선수는 전이경이 유일하다. 2006토리노 대회 때는 남녀 쇼트트랙의 안현수와 진선유가 한국의 동·하계올림픽 출전사상 최초로 3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쇼트트랙의 선전에 힘입은 한국은 1992알베르빌 대회 이후, 2002솔트레이크시티 대회를 제외한 모든 동계올림픽에서 세계10위권의 성적을 유지했다.

● 모태범-이상화-이승훈 3총사 빙속 전성시대

2006토리노동계올림픽까지 한국은 17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이는 모두 쇼트트랙에서 나온 것이었다. 메달종목의 다변화는 해묵은 과제였다. 그런 점에서 2010밴쿠버올림픽은 한국동계스포츠 역사의 한 획을 긋는 대회였다. 한국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모태범과 이상화가 남녀 500m를 석권한데 이어 남자1만m에서도 이승훈이 금메달을 획득하며 스피드스케이팅 노골드의 한을 풀었다. 이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이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딴 메달은 은메달(김윤만·1992알베르빌대회)과 동메달(이강석·2006토리노대회) 각각 1개에 불과했다. 여자피겨스케이팅에서는 김연아가 세계정상에 우뚝 서며, 한국은 올림픽 역사상 한 대회에서 스케이트 3개 종목(스피드스케이팅·쇼트트랙·피겨스케이팅)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낸 첫 국가가 됐다. 메달종목이 다변화되면서 한국은 2010밴쿠버대회에서 종합 5위(금6은6동2)라는 사상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 한국동계스포츠 최고의 월드스타 김연아

김연아의 등장은 한국동계스포츠의 위상을 몇 단계 올려놓았다. 여자피겨스케이팅은 동계올림픽의 꽃으로 불린다. ‘여자피겨의 전설’ 소니아 헤니(노르웨이·올림픽 3회 연속금메달)가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한 1928년 생모리츠 대회부터 80여 년간, 여자피겨는 동계올림픽 최고의 인기 종목이었다. 한국 여자피겨는 1968년 그레노블대회에서 이현주, 김혜경이 동계올림픽 신고식을 치른 이후 꾸준히 출전했지만 성적은 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천재의 출현으로 한국피겨는 단숨에 세계정상권이 됐다. 주니어시절부터 세계무대를 호령한 김연아는 2009세계선수권에 이어 2010밴쿠버동계올림픽까지 석권하며 명실상부한 ‘피겨여왕’의 자리에 올랐다.

전영희 기자 (트위터@setupmnan11)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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