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비(雨)시즌’ 경기취소…8개구단 이해득실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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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7일 07시 00분


마운드 붕괴·불펜 과부하 롯데 숨통
하향곡선 한화도 분위기 반전 기회
투수진 강한 삼성·KIA는 되레 손해

삼성 선수들. 스포츠동아DB
삼성 선수들. 스포츠동아DB
그야말로 ‘비(雨)시즌’이다. 지난주 전국이 장마권에 들면서 프로야구에 취소 사태가 속출했다. 특히 주말 8경기가 모두 우천으로 순연되고 말았다.

마치 임시 방학에 접어든 분위기다. 선수들이 지치고, 부상자가 속출하는 시즌 중반, 장마는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하늘을 바라보며 웃는 팀도 있고, 우는 팀도 있다. 하늘은 과연 누구 편일까.

○최근 4년간 최다 우천취소

올해는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장마로 우천취소 경기가 많아졌다. 26일까지 총 32경기가 취소돼 264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2008년에는 265경기를 치르는 동안 23경기, 2009년에는 265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10경기가 비로 열리지 못했다. 2010년에는 266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26경기가 우천순연됐다.

이는 지난주 한꺼번에 우천취소 경기가 속출한 탓이다. 지난주 수요일(22일)부터 일요일(26일)까지 5일간 예정됐던 20경기 중 무려 75%인 15경기가 비에 휩쓸려갔다. 특히 주말 3연전 12경기 중 24일 대구 넥센-삼성전 1경기만 열리고, 11경기가 무더기로 취소됐다.

LG는 21일 잠실 넥센전만 치른 뒤 5경기가 내리 취소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2003년 이후 5경기 연속 취소는 2006년 7월 KIA 이후 처음이다. 올시즌 우천취소가 가장 많은 팀은 SK(11경기)다. 롯데 두산 넥센이 9경기로 뒤를 잇고 있다. 한화는 5경기로 가장 적은데, 그것도 주말 3연전이 모두 취소된 결과였다.

○8개구단의 이해득실은?

선수들은 페넌트레이스 중 반환점을 도는 현 시점을 가장 힘든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고지(시즌 종료)가 보이지 않는 시점에서, 육체는 물론 정신적으로 가장 지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각 팀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지난주 ‘장마 방학’을 반기고 있다.

그러나 이해득실의 차이는 있다. 팀 사정상 가장 혜택을 받은 팀은 롯데로 꼽힌다. 최근 마운드의 붕괴와 불펜진의 과부하, 팀 분위기 악화를 추스를 기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상으로 이탈한 주전 3루수 황재균의 복귀 시간도 벌었다.

부상자가 많은 LG도 5연속경기 취소가 싫지 않다. 한화는 상승일로에 있던 팀 분위기가 지난 주초 삼성과의 3연전 스윕패로 하향곡선을 그리던 시점이어서 호재로 여기고 있다. 우천취소 경기가 가장 적었기 때문에 선수들 체력보충의 여유도 생겼다.

그러나 삼성과 KIA는 부상자가 있지만, 마운드가 강한 팀이어서 오히려 지난주 계속 경기를 치른 편이 승수쌓기에 유리했다는 평가다. 다른 팀이 휴식을 취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장마가 이롭지는 않았다.

○장마철 컨디션 유지가 승부 가른다

장마철은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오랫동안 감독 생활을 한 김인식 KBO 규칙위원장은 “타자 중에서도 체력이 고갈되거나 슬럼프를 겪던 선수는 장마가 호재지만, 투수와 타자를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투수에게 더 도움이 된다. 타자는 타격감을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장마철 컨디션 유지는 반환점을 도는 페넌트레이스에서 중요한 변수다. 김 위원장은 “홈팀보다는 원정팀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도 하지 않고 호텔에 누워 TV나 보고 목욕이나 하는 생활이 반복된다. 남들은 호텔에서 좋은 음식 먹는 것 같지만 선수들은 사실 지겹다. 호텔 주방장이 메뉴를 바꿔가며 내놓아도 똑같은 느낌이다. 아예 밖에 나가 김치찌개를 먹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난히 이 시기에 체중이 확 줄어드는 선수도 있다. 장마철에 영양 보충을 잘 하고, 잘 쉬는 것은 선수 개인에게나 팀에게나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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