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을 보낸 감독들 “그것 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6월 15일 07시 00분


만 하루가 지났지만, 두산 김경문 감독의 자진중도사퇴는 여전히 그라운드의 최고 화제였다. 하지만 무겁고 민감한 성격상 대부분 감독들은 말을 하기를 꺼리는 분위기였다.

SK 김성근 감독은 14일 문학 롯데전에 앞서 “능력있는 감독인데, (사퇴가) 너무 빨랐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직 두산이 57게임밖에 치르지 않아 충분히 반전 기회가 있을텐데…”라고 아쉬워했다.

“스타일을 고려할 때, 그렇게 (자진 사퇴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김 감독은 단 한 달만에 팀을 완전히 바꿔놓는 등 탁월한 능력을 보였던 감독”이라고 평가했다. 사퇴 시점이 빠르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하며 “(두산) 프런트가 그동안 별다르게 (지원) 해 준 게 없잖아”라고 뼈있는 한마디를 덧붙이기도 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지난 주중 3연전 첫 날, 김 감독을 찾아갔는데 그 때 이미 ‘그만 해야할 것 같다’는 의사를 비쳤다. 말려봤지만 얼굴이 무척 힘들어 보였다”며 “계속해서 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고 털어놨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금은 그냥 전화 안하는 게 도와주는 것 같다”고 했고, 친구사이인 LG 박종훈 감독은 “상대팀이 되고 난 뒤 3연전 때 한번씩은 만나자고 해놓고도 잘 안 만나지더라. 미국 간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 전에 한 번 연락해 만나야겠다”고 짧게 코멘트했다.

KIA 조범현 감독이나 롯데 양승호 감독은 이런 말 마저도 삼간 채,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며 유구무언으로 동병상련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문학 | 김도헌 기자 (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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