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현수는 김경문 감독의 자진사퇴가 보도된 후 “감독님은 선수를 믿고 기용한 죄밖에 없다. 선수들이 부진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그에게 김 감독은 각별했다. 신고선수로 입단해 2군에서만 뛰고 있던 자신을 1군에 올려 기용해주고, 주위의 만류에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데리고 가 기회를 준 은인이기 때문이다.
김 감독 없이 치르는 첫 경기, 김현수는 방망이로 떠난 스승의 은혜에 보답했다. 이날 그는 1회말 무사 2·3루에서 상대선발 나이트의 140km짜리 투심패스트볼을 때려내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개인으로도 37일 만에 터진 한 방이자 승리를 결정지은 홈런이었다.
3회에도 1사 2루에서 중월2루타를 때려내며 타점을 추가했다. 3타수 3안타(1홈런) 2득점 4타점의 맹타. 덕분에 어깨가 가벼워진 페르난도는 5.2이닝 6탈삼진 3실점의 성적으로 국내 데뷔 첫 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