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나달… 프랑스오픈 최다 6번 우승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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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10승… 세계 1위 지켜

붉은 클레이코트는 그에게 영광의 레드카펫이었다. 라파엘 나달(25·스페인)이 6번째 프랑스오픈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코트의 전설로 불리는 비에른 보리(스웨덴)가 갖고 있던 대회 최다 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세계 1위 나달은 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남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3위 로저 페데러(스위스)의 끈질긴 추격을 3-1(7-5, 7-6, 5-7, 6-1)로 따돌렸다. 우승 상금 120만 유로를 챙긴 나달은 보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25세 2일)에 메이저 10승 고지에 올랐다.

나달은 치열한 라이벌 관계였던 페데러에게 따로 감사 표시를 해야 할지 모른다. 페데러는 4강전에서 올 시즌 41전승 중이던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꺾었다. 조코비치가 이겼더라면 결승 결과에 상관없이 나달은 세계 1위 자리를 넘겨주게 돼 있었다. 나달은 올 시즌 조코비치에게 자신의 텃밭인 클레이코트 2패를 포함해 4전패의 열세였다. 껄끄러운 조코비치를 피한 나달은 한결 수월하게 우승과 함께 세계 1위를 지킬 수 있었다.

최근 나달은 부상 후유증에 폭발적인 스트로크와 강인한 근성이 무뎌져 고전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1회전에서 1-2까지 뒤지다 두 세트를 내리 잡으며 초반 탈락을 면했다. 하지만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파리에서 경기를 거듭할수록 위력을 되찾았고 강한 카리스마까지 살아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그 어느 때보다 힘든 과정을 거쳤기에 경기 후 그는 코트에 무릎을 꿇은 채 격정에 휩싸였다.

건재를 과시한 나달과 한물갔다는 평가를 딛고 다시 우승 경쟁에 뛰어든 관록의 제왕 페데러, 불같은 상승세가 꺾였지만 재시동을 다짐하고 있는 영건 조코비치. 재점화된 남자 테니스 3강의 자존심 대결로 반환점을 앞둔 올 시즌 코트가 더욱 뜨거워지게 됐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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