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한국야구의 ‘감독 퇴장’ 인식 차이] 158회 퇴장…ML 콕스감독의 ‘이유있는 흥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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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6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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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보다 내가 빠지는 게 낫다” 쿨한 수용
한국선 지나치게 민감…김응룡 5회가 최다

김응룡 전 감독은 해태와 삼성을 거치며 최다승, 최다우승 감독이었다. 여기에 덧붙여 임기와 업적에 비례한 통산 최다 5차례 퇴장 기록도 갖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김응룡 전 감독은 해태와 삼성을 거치며 최다승, 최다우승 감독이었다. 여기에 덧붙여 임기와 업적에 비례한 통산 최다 5차례 퇴장 기록도 갖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메이저리그 명장 보비 콕스 감독은 29년 감독생활(1978∼1985년, 1990∼2010년) 중 무려 158회 퇴장을 당했다. 연평균 5.4회다. 심지어 포스트시즌에서도 3차례나 퇴장조치를 받았다. 종전 존 맥그로가 보유하고 있던 퇴장기록(131회)을 넘어선 메이저리그 역대 감독 최다 퇴장 기록이다.

그럼에도 콕스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그라운드의 난동꾼’으로 묘사되지 않는다. 오히려 선수들을 대신해 퇴장조치를 감수한 용기 있는 감독으로 평가받는다. 선수와 감독의 퇴장 중 하나를 택하라면 콕스는 자신을 선택했다. 그라운드에서 뛰어야할 선수가 빠지는 것보다 자신의 공백이 경기력에 덜 영향을 미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심판의 퇴장선언을 쿨하게 받아들였고, 선수가 다치지 않으면 그것으로 만족했다. 그래서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그를 가장 모시고 싶은 감독으로 꼽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콕스의 퇴장횟수도 불명예가 아니라 기록 중 하나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다르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지금까지 감독의 퇴장조치는 총 17차례에 불과했다. 선수는 167회, 코치는 34회였다. 콕스 감독 한 명의 퇴장숫자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다. 가장 많은 퇴장을 당한 인물은 김응룡 감독. 1983년부터 2004년까지 20년간 프로감독생활을 하면서 5차례 퇴장을 기록했다. 징계를 받은 것은 12차례. 퇴장보다 징계가 많았던 것은 경기 후 거칠게 항의를 하거나, 판정불만으로 선수단을 철수시키는 등의 행위에 대한 징계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김응룡 감독의 통산 5차례 퇴장도 많은 것으로 받아들인다. 콕스가 연평균 퇴장당한 횟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이것이 미국과 한국의 퇴장에 대한 인식 차이가 아닐까.

단순퇴장이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이 그래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래야 심판도 과감하게 퇴장을 줄 수 있고, 선수와 감독은 당일 경기에서 페널티를 받은뒤 다음날 경기에는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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