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당의 종결자 전북 최강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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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5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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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최강희 감독은 ‘밀당(밀고 당기기)’의 고수다. ‘선수 길들이기’는 최고 수준이다. 칭찬과 격려가 대부분이지만 필요할 때 시도하는 최 감독만의 자극 요법은 ‘내 사람 만들기’의 기본 원칙이다.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톈진 테다(중국)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3-0 승리를 진두지휘한 에닝요가 바로 그 케이스.

부상에서 갓 회복돼 컨디션 끌어올리기에 돌입한 루이스와 달리 에닝요는 그간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해 럭비공처럼 튀어 다녔다. 자주 짜증을 내고, 훈련과 경기 중 동료와 마찰을 빚었다. 지난 주말 K리그 강원전 때는 이동국이 패스를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화를 내고, 홈 팬들에게 인사를 하지 않고 불쾌감을 표출했다. 사실 에닝요는 시즌 전에도 수원 이적을 요구하는 등 불안 요소가 있었다.

이 때 최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했다.

자주 벤치에 앉혀 독기를 품게 했고, 펄펄 나는 국내 공격수들을 지켜보게 만들며 불안한 위치를 확인토록 했다. 안절부절 못한 에닝요를 바라보며 최 감독이 “약이 바짝 올라 있다”고 빙긋 웃은 것도 그래서였다.

결국 강원전 때도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에닝요는 스승을 찾아와 그간 잘못을 모두 인정했고, 앞으로 팀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또 자신의 트위터에 “미안하다”는 글을 남겨 팬들에 사과했다. 결국 톈진전 선발로 나선 에닝요는 100% 기대에 부응했다.

전북 관계자는 “우리가 봐도 타이밍이 기가 막히다. 망나니에서 영웅이 됐던 브라질 용병 제칼로가 2006시즌 챔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것처럼 에닝요가 그렇다”며 웃었다.

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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