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와 비긴 서울, 숙소서 환호성…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5월 13일 07시 00분


3승2무1패 성적…조1위 사실상 체념
4시간 후 나고야, 1-3 패 중동발 낭보
FC서울-수원전 피해 홈서 16강 행운

나쁘고 불쾌했던 느낌은 오래가지 않았다. 중동에서 전해진 뜻하지 않았던 낭보에 FC서울 선수단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12일 귀국길에 오를 수 있었다.

서울은 11일 AFC 챔피언스리그 F조 6차전 항저우 원정에서 1-1로 비겼다. 내내 리드를 이어가다 추가시간에 어이없이 동점 골을 내준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3승2무1패(승점 11)로 예선을 마감한 순간. 그 때만 해도 서울은 조 1위 탈환을 사실상 체념한 상태였다. 5차전까지 3승1무1패로 1위를 달린 나고야가 알 아인(UAE) 원정에서 비기기만 해도 승자승 원칙으로 조 선두로 16강에 오르게 돼 서울은 H조 1위 수원과 8강행을 놓고 원정을 치러야 했다. 팬들에게는 더 없이 멋진 매치 업이겠지만 서울과 수원 모두 패할 경우, 엄청난 후폭풍을 감수해야 하기에 달가울 리 없었다.

서울 최용수 감독대행은 항저우 원정에 앞서 “현역 때부터 수원에 진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다”면서도 “최선을 다하고 기다리면 홈에서 16강을 치를 수 있을 것”이라며 조 1위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소득 없이 숙소로 돌아가는 서울 선수단의 발걸음은 축 처져 있었고, 각자 조용히 방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네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나고야의 1-3 패배 소식이 전해졌다. 체념 반, 기대 반의 심정으로 알 아인과 나고야 경기의 인터넷 중계를 챙겨본 선수들의 방에선 기분 좋은 소란이 벌어졌다. 서울 코칭스태프도 스코어를 확인한 뒤 크게 기뻐했다는 후문.

하지만 서울은 이미 ‘믿는 구석’이 있었다. 매우 건조하고 뜨거운 5월의 중동 날씨였다.

서울 관계자는 “나고야도 UAE 원정길이 아주 힘들 것이다. 우리가 다녀온 3월에 비해 5월 기후는 비교하기 어렵다”며 기대감을 표출한 바 있다. 당시 서울은 섭씨 24℃에서 경기를 했지만 나고야는 40℃에 육박하는 조건에서 90분을 보냈다.

남장현 기자(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