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오빠처럼 우승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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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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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동아일보기 전국정구 문경서중 결승 이끈 문혜경
오빠 문대용도 고등부 출전

문경=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문경=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그 오빠에 그 동생이었다.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에 남자부가 신설된 2007년. 남자 중등부에 출전한 당시 문경중 문대용은 왼쪽 눈이 실명 상태였다. 7세 때 나뭇가지에 찔려 시력을 잃었다. 그래도 그는 눈부신 활약으로 문경중을 단체전 원년 챔피언에 올려놓았다.

그로부터 4년이 흘러 문대용의 네 살 아래 여동생 문혜경(14·사진)이 문경서중을 여자 중등부 결승으로 이끌었다. 10일 경북 문경 시민정구장에서 열린 제89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문혜경은 무학중과의 단체전 준결승(2단식 3복식)에서 단식과 복식 승리를 휩쓸어 3-0의 완승을 주도했다.

문혜경은 올해 회장기에서 3관왕에 오른 유망주로 이번 대회에서도 3관왕을 노리고 있다. 강점은 안정된 백핸드. 얼굴이 자주 붉어져 홍당무로 불리는 문혜경은 “오빠가 운동하는 걸 보고 재밌을 것 같아 초등학교 3학년 때 정구를 시작했다. 대회를 앞두고 오빠가 공을 쳐 줘 도움이 됐다. 대표선수가 목표”라며 웃었다.

문혜경은 5세 때 아버지가 빗길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시는 아픔을 겪었다. 전북에서 일을 하던 어머니를 대신해 외할머니 밑에서 오빠와 의지하며 성장했다. 문경공고 졸업반이 된 문대용도 이 대회에 출전했으며 일찌감치 인하대 진학이 확정됐다.

남자 중등부에서는 구미 금오중이 홈코트의 문경중을 3-1로 꺾고 1994년 이후 17년 만에 전국대회 정상에 복귀했다. 금오중 우승 주역은 문경중 출신인 3학년 김태민이었다. 중 1때 아버지 직장 관계로 전학을 간 그는 178cm의 장신을 앞세운 강력한 스트로크로 단식과 복식을 모두 따내는 원맨쇼를 펼쳤다.

문경=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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